
강원지역 응급환자 병원 이송 지연 건수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을 앞두고 '의료 공백'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강원지역은 2024년과 올해 모두 전국에서 이송 지연 건수가 가장 많았다. 올해 강원지역 지연 건수는 2,918건으로 2위를 기록한 충남(2,355건)과도 무려 563건이나 차이가 났다. 지난해에도 강원지역 지연 건수는 4,058건으로 2년 연속 1위라는 오명을 써냈다.
이송 지연에 따른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7월19일 강릉의 한 정형외과에서 시술을 받은 60대 A씨는 감염 증세로 속초보광병원에서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1시간 이상 지연됐고, 하반신 마비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인 9월17일 강릉에서 조산 위험이 있는 32주차 임신부가 복통을 호소해 119구급대원이 강릉지역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지만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치료받지 못해 신고 7시간 만에 원주 한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1일 낮 1시께 강원 양구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80대 여성을 태우고 병원을 찾던 119 구급대는 춘천과 원주의 병원으로 환자를 후송하려고 했으나 병원측이 의사가 없다며 후송을 거부해 오후 4시30분께 환자 거주지에서 120㎞ 가량 떨어진 강릉아산병원에 이송됐다.
이같은 어려움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강원특별자치도와 도소방본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도는 추석 연휴 기간인 3일부터 9일까지 의료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진료대책반’을 운영한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강원도는 다른 지역보다 병원과 병상이 부족하고 면적이 넓어 권역별 응급 이송에 어려움이 크다”면서도 “환자를 위해 각 병원과 상시 연결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정영미 강원자치도 복지보건국장은 “추석 연휴 기간 비상진료대책반 운영으로 도민과 방문객 모두가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진료체계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