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강원특별자치도는 대규모 교통 인프라 확충의 전기를 맞이한다. 춘천~속초 동서고속철, 강릉~제진 동해북부선 고속철, 여주~원주 고속철이 동시에 개통되며, 사실상 도 전역이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되는 ‘강원 철도 르네상스’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총투자비만 4조5,000억원에 이르는 이들 사업은 단순한 교통망 개선을 넘어 도의 균형발전과 수도권과의 동질화를 위한 핵심 국가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먼저, 춘천~속초 동서고속철은 춘천을 기점으로 화천·양구·인제 등 접경지역과 속초까지 93.7㎞를 연결한다.
이 노선은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99분 만에 주파할 수 있어 관광과 물류, 일일생활권 형성 등 다방면의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강릉~제진 구간은 동해북부선 철도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며 부산에서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하나의 철도 축을 구축하게 된다. 여주~원주 고속철은 영서 남부를 서울과 40분대로 잇는 중추 축으로, 이는 영서지역의 접근성과 정주 여건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처럼 철도망의 대전환이 도 전역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며, 그 의미와 상징성은 실로 크다. 그러나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춘천~속초 노선의 2027년 필요 예산만 9,000억원, 강릉~제진 구간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해마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 현재 일부 노선은 토지 보상 문제로 인해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적게 확보된 상황이며, 이에 따른 사업 지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토지 보상 협의가 조속히 마무리돼야만 사업의 정상 추진이 가능하다. 또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예타)가 진행 중인 삼척~동해~강릉 고속화철도와 용문~홍천 광역철도 사업의 추진 여부 역시 2028년 강원도 철도망 완성의 핵심 변수다. 이들 노선이 예타를 통과할 경우 강원 동해안 및 중서부 내륙까지 빠짐없이 고속철로 연결되는 ‘전면 고속화 시대’가 실현된다.
하지만 예타 통과는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 용문~홍천 광역철도는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포함됐지만, 전체 사업 규모 69조원 중 도에 배정된 예산은 8,500억원에 불과해 전체의 1.2%에 머물렀다. 이는 중앙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여전히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강원 내륙의 균형발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라도 용문~홍천 광역철도와 같은 전략 노선은 반드시 예타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철도가 없는 홍천지역의 철도 건설은 교통망 확장이 아니라 인구 유입, 산업 활성화, 수도권과의 연결성 강화로 이어지는 복합적 효과를 가져온다. 지금이야말로 정치권과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