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가이자 하슬라아트월드(강릉)와 젊은달와이파크(영월)를 설립·운영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외연을 확장해온 박신정 작가가 자전적 에세이 ‘경주에서 강릉까지’(하슬라아트월드 간)를 출간했다.
이 책은 경주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강릉에서의 30여 년 삶과 창작 과정을 아우르며, 예술가로서의 내면과 성찰을 담아낸 기록이다.
책 속에서 박 작가는 신라 고분을 놀이터 삼아 자란 유년기의 기억, 그리고 치열한 삶 속에서 마주한 소멸과 흔적에 대한 사유를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그는 “검은 흙 속에서 금관을 쓰고 황금으로 된 허리띠와 칼을 찬 십척 장신이 누워 있다… 이 소멸에 익숙하다”(51쪽)라고 적으며,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드러낸다.
평론가들은 ‘경주에서 강릉까지’를 단순한 회고록 이상의 글로 평가한다. “작가는 기억 속으로 더듬어 내려가며 무의식의 문을 두드린다. 이 과정에서 글은 산문에서 시로 변하기도 하고, 꿈과 기억이 교차하는 새로운 국면을 드러낸다”고 평하며, 이 책을 “개인적 여정의 승리이자 신화적 선물”이라고 설명한다.
박신정은 조각, 설치, 환경조형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창적 미학을 구축해왔다. 또 하슬라아트월드와 젊은달와이파크를 통해 ‘자연·건축·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예술 플랫폼’을 실현,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해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에는 ‘제26회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주에서 강릉까지’는 한 조각가의 삶과 예술을 담은 기록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교보문고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다.하슬라아트월드 刊. 220쪽. 2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