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규제 정책에 대한 획기적 개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규제에서 성장으로'라는 제목으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바이오·에너지·문화 산업과 관련한 규제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발제를 맡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지금은 정부가 규제기관에서 탈피해 신산업 지원의 중심 기관으로 역할을 바꿀 시점"이라며 "경제 성장 촉진에 있어 정부가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규제 패러다임의 전면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실장은 우선 바이오산업에 있어서는 "미국은 신약 허가제를 통해 희귀·중증 질환 치료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연구개발(R&D) 투자 부족에 더해 복잡한 인허가 제도 등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의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문화 콘텐츠와 관련해선 "K팝이나 K드라마 등 산업 경쟁력이 정말 놀라운 수준이지만, 낡은 방송규제 등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했다.

이어 각 분야별로 참가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허가·심사 기간의 단축을 위한 혁신 방안 및 줄기세포 등 첨단재생의료 기술에 대한 접근성 강화 방안, 산업계가 의료데이터를 더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 방향이 논의됐으며, 문화 분야에서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산 속 영화 산업과 지상파 방송산업 진흥 방안을 주제로 토의가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토의 도중 "공직자들은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공무원이 미리 답을 정해놓고서 '이건 안 돼'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규제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서, 금지해야 하는 것만 아니면 웬만큼 다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무조건 '일단 안 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일단 돼'라는 쪽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방문신 한국방송협회장(SBS 사장)이 "동일한 디바이스로 시청하는 OTT나 유튜브엔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광고·협찬 규제를 합리화해달라고 요청하자 "규제를 차별적으로 유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지상파란 이유로 과거 특혜를 받았으니 규제가 심했겠지만 요즘은 특혜라고 할 것도 없이 (상황이) 똑같지 않으냐"며 "그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OTT, 유튜브도 사실 요즘은 다 거기(TV)서 보는 상황인데, 공중파(지상파) 방송을 가장 저질스러운 콘텐츠가 든 유튜브 수준에 맞출 것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적정하게, 국민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선까지 풀어주되, 너무 심하게 유튜브와 똑같이 (규제를 완화)했다가 유튜브처럼 되면 안 된다. 명색이 공중파"라며 "그 점(규제 완화)은 기본적인 방향이 맞으니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방송의날 기념식 영상 축사를 통해서도 "(방송산업에서) 역차별 논란을 낳는 광고·편성 등에 대한 낡은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방송인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창의성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