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강릉이 이제는 ‘가을장마’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강릉지역에는 지난 3일부터 14일 연속 비가 내리는 중이다. 이달 들어 벌써 강수일수 14일을 기록하며, 관측 이래 10월 최대 강수일수를 기록한 2016년(15일)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사실상 역대 10월 최장 장마다. 이달 강수량은 244.9㎜로 벌써 10월 평년강수량(113.9㎜)을 훌쩍 넘어섰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최근 잦은 비에 대해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북쪽의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해 수증기와 충돌, 비 구름대를 만들고 있으며, 이 비 구름대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반복적으로 이동하면서 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비가 내린 뒤 동풍에 의한 비가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악의 가뭄에 이어 역대 최장 장마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가뜩이나 가뭄으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최근 계속된 비로 벼 수발아(수확 전 곡식의 이삭에서 낟알이 싹이 트는 현상) 현상이 나타나고, 배추 등은 웃자라고 있어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조병주 강릉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가뭄 피해에 강수 피해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비가 그치질 않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같은 걱정에도 비는 당분간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강수 패턴이 다시 반복되면서 동해안에는 19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