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 자리잡은 한 중소기업이 세계 식품시장에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종합 쌀가공식품 전문 기업 ㈜세준에프앤비는 ‘정직·정성·정품’이라는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전통 쌀가공식품의 현대화를 이끌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누룽지, 컵떡국, 떡볶이 등 친숙한 식품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쌀뜨물 발효기술 기반의 기능성 소재와 건강 음료 개발까지 영역을 확장한 세준에프앤비는 앞으로 단순한 쌀가공식품 회사가 아니라, 전통을 푸드테크로 재해석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준에프앤비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께 살펴본다.
■ “정직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향한 20년의 철학=세준에프앤비는 2004년 종합 쌀가공식품 전문 기업으로 출범했다. 당시만 해도 전통 식품은 보수적이고 정체된 산업으로 여겨졌지만, 세준에프앤비는 이를 ‘현대화’와 ‘사업화’의 대상으로 접근하며 가능성을 열어갔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가장 강조해 온 가치는 ‘3정(正)’이다. △정직한 재료 사용 △정성어린 생산 과정 △정품만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약속이다. 이러한 철학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기업의 실천 지침으로, 원재료 수급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세준에프앤비는 홍천에 위치한 제1·제2공장을 통해 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약 1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제1공장에서는 누룽지 및 쌀가공 제품을, 제2공장에서는 떡류와 가정간편식을 생산하고 있다. 전 공정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설비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위생 및 품질관리에 대한 철저함은 업계에서도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를 읽다…제품 다변화의 힘=본격적인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박승용 대표의 시장의 흐름을 읽는 ‘민감한 감각’이 있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선호 확산이라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전통 식품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리뉴얼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표 제품인 누룽지는 전통적인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이다. 고소한 풍미와 바삭한 식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간편하게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해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했다. 이 제품은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으며 세준에프앤비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또한 ‘컵떡국’과 ‘컵떡볶이’는 간단한 조리로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돼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 전통 명절에나 먹던 떡국이 간편식 형태로 변화하며 계절을 초월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포장 디자인, 조리 시간, 맛 균형 등 세심한 기획과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준에프앤비의 떡은 쌀가공 기술력을 통해 ‘실온에서 1년 이상 보관 가능한 제품’으로 개발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유통, 보관, 해외 수출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글로벌 진출의 기반이 됐다.
■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K-FOOD=‘K-Food’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세준에프앤비에게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이들은 한국 전통 식품의 세계화를 목표로 미국, 베트남, 태국, 중동 등지로 수출을 추진해왔다. 특히 할랄(HALAL) 인증을 획득해 중동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으며, 미국 FDA 인증 및 다양한 국제 박람회 참가를 통해 글로벌 바이어와의 접점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2024년에는 무역의 날 행사에서 ‘3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올해 8월 기준 누적 수출액은 약 4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회사는 올해 연말까지 600만 달러 수출 달성을 목표로, 이를 위해 미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거점 시장에 박람회 참가 및 B2B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특히 컵떡볶이, 떡국떡, 장기보존 떡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지 입맛에 맞춘 맞춤형 레시피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 쌀뜨물의 반전…“버려지는 자원을 식품 기술로 승화”=최근 세준에프앤비는 푸드테크 기반의 먹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쌀뜨물 발효액 기반 기능성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ESG 경영 실천의 대표 사례로도 꼽힌다. 또 뇌 건강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GABA 강화 음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헬스케어 드링크 등 건강 지향형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웰빙과 건강을 동시에 잡는 제품군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신제품 개발은 기존 떡·누룽지 제품과의 시너지를 이루며, 앞으로 세준에프앤비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제공하는 K-Food Tech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세준에프앤비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실천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홍천군청과 지역 복지기관에 쌀떡, 누룽지 등을 기부하고 있으며,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 주요 원료인 쌀을 홍천군청을 통해 전량 매입하고 있으며, 매년 홍천군과 함께하는 희망나눔 캠페인을 통해 수천만원 상당의 제품을 기탁하며 지역사회를 위한 따뜻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23년에는 무역의 날 300만불 수출탑 수상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기업간 기술 교류·융합 등 협업을 통한 혁신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올들어서는 제조혁신유공 분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도 수상하며 단순한 사업 실적을 넘어서, 산업 기술 혁신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자리창출 통해 지역사회 상생 앞장=세준에프앤비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강원지역 청년은 물론 사회적 경험이 많은 수도권 중장년층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 인력 유입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특히 공장 확장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확대, E-7 비자전환을 통한 장기고용 인력 확보 뿐만 아니라 법무부와 협약을 통해 희망센터 사업을 추진, 모범수형자 20명을 채용해 공정별 고정 인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고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들의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제조 품질 분야에서 활동 경험이 있는 중장년 경력인재를 지역으로 영입, 스마트팩토리 기반의 공정혁신에 성공하며 복지와 역량 강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기술 고도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형 일자리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2023년도 103명이었던 인력이 올해 126명까지 늘었다.
박승용 대표는 “전 세계인에게 맛과 건강을 동시에 제공하는 K-Food 대표 기업으로 성장해 인류의 식생활 발전에 기여하는 강원도의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