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가 춘천·강릉·평창을 포함한 3개 시·군을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지구’로 지정받기 위한 정부 평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시장 1,700조원, 국내 시장 5조원 규모의 이 산업은 단순한 미래 유망 산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 나아가 국가 신성장 동력 확보의 핵심이다. 특히 정부가 2027년까지 국내 시장을 10조원으로 확대하고 수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지금, 도가 이 기회를 반드시 선점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는 그린바이오 산업의 4대 분야인 천연물, 벤처캠퍼스, 곤충, 첨단식품에서 국비 프로젝트를 모두 유치한 유일한 지역이다.
춘천의 곤충산업거점단지와 푸드테크연구지원센터, 강릉의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평창의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등은 이미 기능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과 KIST 강릉분원 등 연구 인프라도 탄탄하다. 이처럼 기초 연구부터 상용화,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생태계를 고르게 갖춘 지역은 드물다.
도는 산업 육성지구로서 손색이 없다. 정부가 육성지구를 주축으로 바이오파운드리와 벤처캠퍼스 등 산업 전략시설을 집중 배치할 계획인 점을 감안할 때, 준비된 도에 투자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수도권 중심의 산업 집중 현상은 자원의 중복과 비효율성을 낳을 수 있고, 수도권 외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특화된 지역을 키우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농업 기반, 그리고 생명과학 위주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그린바이오 수도’로 거듭날 수 있는 최적지다. 또한 강원형 전략산업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도는 반도체, 바이오, 푸드테크 등 6대 첨단산업을 중점 육성 중이며, 그중 그린바이오 분야는 농업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융복합 산업으로,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지역대학, 연구기관, 기업 간 협력도 활발해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기술 인재 양성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춘천과 강릉, 평창이라는 동서 지역을 아우르는 지정 계획은 지역 불균형 해소와 내륙·동해안 연계를 통해 도 전체를 하나의 산업권역으로 발전시키는 데도 이바지한다.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 분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린바이오 산업은 생명공학, 식품, 천연물, 반려동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며, 산업적 응용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전국적 파급 효과도 크다. 따라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라도 준비된 지역에 대한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 이는 정책적 타당성과 경제적 효과 면에서도 명확한 이유가 된다. 정부의 최종 발표가 11월로 예정된 가운데 도가 이 기회를 잡는다면 향후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산업 지형을 바꾸는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도가 전략과 실행력을 통해 미래를 열어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