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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접견…“AI 수도 대한민국, 엔비디아와 함께하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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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한국, SW·제조·AI 3대 강국…한국에게 특히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을 위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맞이하고 있다. 2025.10.31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대한민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이뤄진 이번 만남은 지난 8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계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접견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경주에서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도 함께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을 아태 지역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도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에서는 투자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AI 3대 강국'과 'AI 기본사회'를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기술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며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간 협업은 글로벌 협력의 대표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AI 시대를 가장 먼저 열어가는 테스트베드(시험대)"라며 "한국이 AI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한국은 AI와 관련해 '풀 스택'(전 단계 공정)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엔비디아의 투자가) 실패하지 않고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또 "K팝을 비롯한 한국의 문화가 다른 나라에 영감을 주었듯 AI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와 민주주의"라며 한국의 경쟁력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을 위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그의 딸을 맞이하고 있다. 2025.10.31 사진=연합뉴스

이에 젠슨 황은 "(한국의 AI 산업 발전) 여정에 엔비디아가 함께할 것"이라며 "AI 인프라 구축, 인재 및 스타트업 육성, 자율주행 로봇 등 피지컬 AI를 포함하는 여러 측면에서 국내 기업과 실질적 협력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미국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지만 제조업이 약하고 유럽은 반대로 제조업이 강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약한데, 한국은 두 역량을 두루 갖췄다"며 한국이 AI 분야 리더가 될 가능성이 무한대("Sky is the limit")라고 평가했다.

젠슨 황은 또 "오늘날의 엔비디아를 만든 것이 대한민국이다. 나는 대한민국과 함께 자라난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접견에서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 처리장치) 26만 장 이상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 등, AI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도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피지컬 AI’ 분야에서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시각·언어 인식은 물론 물리적 행동 수행까지 가능한 AI를 의미한다.

특히 현대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엔비디아와 함께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술 개발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AI 혁신의 속도를 이끈다면, 한국은 그 속도를 활용해 혁신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이번 협력이 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도 실질적인 기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접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이 대통령,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5.10.31

국내 기업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우선 이재용 회장은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대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강국이 되도록 저도 노력하고 삼성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은 엔비디아의 생성형 AI는 물론 (제조AI 플랫폼) 옴니버스, 반도체, AI 팩토리, 로보틱스, AI-RAN 네트워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SK도 엔비디아와 오랫동안 관계를 갖고 있고 최고의 파트너로서 계속 AI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이 같이 AI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주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정부가 AI 글로벌 강국 목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적·정책적인 지원을 해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등을 지원하고 고급 인력을 양성해 피지컬 AI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이해진 의장은 "천년 도시 경주에 많은 문화재가 있듯이 500∼1천년 뒤 각 나라의 데이터 자료가 굉장히 중요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나라 자체적 AI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태국과 중동 등에서도 협력해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젠슨 황은 "한국의 강력한 제도와 서비스 인프라가 동남아 지역과 연계되면 한국이 아시아의 'AI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하고 있다. 2025.10.31 사진=연합뉴스

앞서 젠슨 황은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특별세션에서 "세계적으로 3가지 기본 핵심 기술을 가진 나라가 몇이나 되나"라며 "지금이 한국에게 특히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꼭 필요한 기술인데 한국이 엄청 많이 가지고 있다"며 "다음은 제조 역량이다. 소프트웨어와 제조 역량을 결합하면 로보틱스의 활용 기회가 많아지고 이게 피지컬AI의 차세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제조, 여기에 AI 역량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 공장이 디지털화되고 있고 슈퍼컴퓨터가 구축되고 있다. 기술 기업과 손잡고 로보틱한 공장을 만들려고 한다"며 "공장 전체가 로봇으로 구동되고 로봇이 인간과 함께 구동하는 것, 로봇이 로봇을 조작하고 물건을 생산하는 게 바로 AI의 미래다. 이것이야말로 한국에 막대한 영향과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은 이날 국내 기업들과 AI 기술 개발과 제조 혁신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은 데 대해 "훌륭한 발표를 했다. 한국에 많은 친구가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 AI 생태계를 조성하려 한다. 이제 한국은 AI 주권국가, AI 프론티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정부와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은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GPU 인프라를 6만개로 더 확대하기로 했고, 삼성과는 AI를 같이 만들어 디지털 트윈 시스템 중심으로 5만개 이상의 GPU를 활용한 AI 팩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0.31 사진=연합뉴스

또 "SK그룹과도 AI 팩토리를 만들고 현대차와도 로봇 공장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은 "우리는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카이스트 같은 한국의 학계와 스타트업과도 손을 잡고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30년간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여러분은 제가 걸어간 여정의 파트너"라며 "이제 한국은 AI 주권 국가, AI 프런티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평소 검은색 가죽 재킷이 트레이드마크인 젠슨 황은 이날 어두운 정장에 녹색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섰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깐부치킨 정말 맛있었다. 제 친구들과 치맥을 즐겁게 한잔했는데 한국 즐기는 데 있어 치맥이 최고"라며 웃어 보였다. 전날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이재용, 정의선 회장과의 회동을 언급한 것이다.

연설 중간에는 컴퓨팅 알고리즘을 활용했다며 직접 제작 과정을 설명한 엔비디아 홍보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젠슨 황은 특별연설을 마친 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함께 행사장 5층을 찾아 경주 시내를 둘러본 뒤 엔비디아의 별도 기자간담회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젠슨 황은 행사장에 들어서며 전날 열린 미중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두 대통령이 매우 성공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발표문에 나온 걸 보고 정말 기뻤다"며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25.10.31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025.10.31

[1분숏폼뉴스]시민들에게 치킨 나눠주는 젠슨 황/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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