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단 한 번의 실수로 아시아 무대 첫 원정 승점을 놓쳤다.
강원은 4일 일본 에드온 피스 윙 히로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AFC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0대1로 패했다.
정경호 감독은 원정에 맞춰 변칙적인 5-3-2 포메이션을 꺼냈다. 김대원과 김건희가 투톱, 이유현·서민우·김강국이 중원, 좌우에는 송준석과 강준혁이 배치됐다. 수비 라인은 강투지·박호영·신민하가 구성했고, 박청효가 골문을 지켰다.
전반 초반 강원은 원정임에도 흔들림 없이 빌드업을 전개했다. 히로시마의 강한 전방 압박 속에서도 서민우와 이유현이 짧은 패스로 공간을 만들어 나갔다. 31분에는 김대원의 패스를 받은 송준석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 상대 자책골을 유도할 뻔했고, 41분에는 김대원의 오른쪽 돌파 후 컷백을 김강국이 마무리했지만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히로시마도 간헐적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가토와 가와베의 중거리 슈팅이 이어졌지만 박청효의 안정적인 선방이 빛났다. 전반은 0대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정 감독은 김강국 대신 박상혁을 투입하며 공격 의지를 드러냈다. 히로시마도 저메인 료 등 세 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후반 48분 료의 스루패스를 받은 가토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박상혁이 송준석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 맞고 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팽팽하던 경기였지만 후반 62분 강원에 악재가 찾아왔다. 박호영의 백패스 실수가 가토에게 연결됐고, 박청효 골키퍼까지 제친 가토의 슈팅을 신민하가 몸을 던져 막았다. 그러나 이어진 클리어링이 저메인 료에게 향했고, 박청효가 한 차례 더 선방했으나 세컨볼이 다시 가토 발 앞에 떨어지며 실점으로 이어졌다.
위기 뒤 곧바로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69분 히로시마 주장 사사키 쇼가 김건희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잡은 강원은 73분 김건희와 박호영을 빼고 이상헌·김민준을 투입해 4-4-2 전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원정석을 가득 메운 200여명의 ‘강원이 나르샤 응원단’이 함성을 높이며 후반 75분 이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렌지색 물결이 히로시마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었지만 좀처럼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수적 우위를 안고도 확실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찬스가 찾아왔다. 홍철이 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경기장이 탄식으로 가득 찼다. 결국 경기는 0대1 강원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이날 패배로 강원의 아시아 무대 첫 원정 승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2승 2패(승점 6)가 된 강원은 동부 5위로 밀려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