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2025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포럼'이 지난 6일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작은 가게 큰 도전, 로컬이 경쟁력이다!"를 타이틀로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와 춘천시가 주최·주관하고 강원특별자치도가 후원했다.
◇기조강연
△권오상 퍼즐랩 대표="춘천은 전국 중소 도시 가운데 문제가 적은 편이라곤 하나 고령화, 청년 유출, 원도심 침체의 공통 문제를 겪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사업, 인물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문제의 양상이 너무 다양해 위에서 만들어진 큰 예산이나 정책 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그래서 현장에서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의 의견과 비전이 정책 수립에 반영되지 않으면 상권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오늘의 결론이다. 빈집 재생, 인바운드 관광,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창업 육성은 현장에서 영업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어르신과 빈집 뿐인 공간이 게스트하우스가 생기고 창업자가 늘면서 최소 단위의 상권이 만들어졌다. 골목형 상점가, 상생 상권, 자율 상권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상권이 제도화 됐고 이런 흐름 속에서 민간이 스스로 상권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상권 변화의 흐름을 보면 상권 기획자가 등장한다. 로컬 크리에이터와 강한 소상공인은 자신이 속한 동네를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강한 브랜드와 실행력을 가진 개인 창업자가 앵커가 되고 상권이 커지면 관광지가 된다. 또 관광지는 다시 상권을 키우는 구조다.
이를 위해선 상인과 주민의 의견을 조율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또 상권 활성화를 위해선 서로 다른 10개 이상의 업종으로 사람을 머무르게 해야 한다. 인접 상권은 다시 차별화를 둬야 한다."
◇성공 사례 발표
△안홍준 감자아일랜드 대표="사업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왜 감자와 맥주를 선택했느냐'이다. 거창한 구상 보다는 대학 재학 시절 캡스톤 디자인 수업이 계기가 됐다. 국내 감자는 생산량의 30%를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기하는데 원인은 16%에 불과한 가공률에 있다. 강원도 내에서도 1만 톤의 감자가 그대로 썩고 있었고, 감자맥주라는 새로운 소비처를 만들면 농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북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양조장 대표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1년에 200번의 양조 테스트를 거치면서 맥주를 만들었다. 창업보육센터, 연구 기관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수 많은 특허를 받게 됐다. 하지만 수제 맥주의 인기가 꺾이면서 위기도 있었다. 수제 맥주의 본질을 고민해야 했고 차별화된 포인트라는 답을 얻었다. 타겟층을 새롭게 정리했고 이에 맞춰 브랜딩을 하게 됐다. 현재는 여러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통해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 남춘천역에 거점 공간을 만들었고 앞으로 이 곳을 바탕으로 직영 매장과 가맹점을 확산해 회사 가치를 키워가는 것이 목표이다"
△이미소 농업회사법인 밭(주) 대표="전 세계에 3,000종의 감자 품종이 있고 여러 색깔과 모양이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마트에서는 하얀 감자만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일을 시작했다. 감자의 다양성은 농가 소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년 동안 감자 값이 제자리라는 말을 들었는데 모두 같은 감자이다 보니 가격 경쟁밖에 남지 않는 구조였다. 농민 입장에서는 경쟁할 품종이 없다 보니 가격 치킨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한계가 분명했다. 그래서 다양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께서 수 십 년 전부터 다양한 품종의 감자를 재배하셨고 11년 전부터 아버지 농사를 도왔다. 미국에서도 인정 받아 수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감자를 3개월 안에 팔지 못하면 값이 내려가고 못 팔면 묻어야 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지속이 어렵다고 생각해 감자빵 개발을 시작했다. 2,800만원으로 첫 창업을 했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3,000만원을 모아 사업을 이어왔다. 사업을 하면서 매몰 비용에 집착해 손해를 키우는 대신 새로운 가능성에 다시 투자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포기하고 시장 반응을 보며 개선하는 린 스타트업 방식으로 지금의 감자빵을 개발할 수 있었다."
◇종합토론
△백순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강원지역본부장="로컬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역 자원의 사업화’를 의미한다. 지금 많은 로컬 창업자들이 제조를 기반으로 한 로컬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많은 주목과 지원을 받는다.그런데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 관광, 서비스 영역도 충분히 로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생각을 전환해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
요즘 로컬 분야는 비슷비슷한 아이템이 많아 혼자 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여럿이 연대하는 방식이 중요하고, 협동조합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협력해 함께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그런 연대가 앞으로 로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박새힘 춘천청년소상공인협회 회장="무조건 1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2, 3등을 해도 좋으니 어떤 일이 경쟁력이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소상공인, 청년 창업가들의 입장에서 가장 힘든 점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규제가 너무 많고 기득권을 가진 사업체에 혜택이 집중되는 현실이다. 소상공인들이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길 기관, 단체에 늘 건의하고 있고 많은 지원 정책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신정엽 신디자인랩건축사사무소 대표(좌장)="소상공인이 왜 중요한가를 고민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년 안에 대한민국 인구가 3,500만 명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결과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인구도 150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떨어질 수 있다. 지역 소멸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로컬 비즈니스의 육성밖에 없다고 본다. 우리가 지금 하는 소상공인 정책들은 개개인의 소상공인을 키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로컬 비즈니스 창업자를 육성한다는 것은 국가보다 오래 영속했던 도시를 더욱 오래도록 지속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더 많은 투자와 지원, 그리고 관심이 필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