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퇴자가 18만명에 달하는 쿠팡 사태에서 고령층과 외국인 이용자들이 소외되고 있다. 탈퇴 절차가 고령층과 외국인의 입장에서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춘천에 사는 이용자(72)씨는 지난 7일 쿠팡으로부터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수정하라'는 안내문자를 받고 탈퇴를 시도했지만 포기했다.
이씨는 “앱 화면에서 회원탈퇴 아이콘을 찾는데만 20분이 걸렸고 겨우 찾았지만 PC 버전 홈페이지를 안내해 포기했다”면서 “가입은 쉬운데 탈퇴는 미로 처럼 복잡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홍천에 사는 윤오순(71)씨 역시 "SKT 유심 유출도 겪었는데 또다시 유출이라니 머리가 아프다"며 "탈퇴 화면을 열었지만 방법이 복잡해서 손을 놨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쿠팡 멤버십을 해지하려면 PC버전으로 들어가 마이쿠팡→개인정보 확인/수정→비밀번호 입력→화면 하단 ‘회원 탈퇴’ 클릭→비밀번호 재입력→쿠팡 이용 내역 확인한 후 주관식 설문조사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그나마 8일 7단계 였던 회원절차가 4단계로 줄었지만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과 외국인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
네팔에서 온 유학생 BC부펜드라(22)씨는 “전화번호, 주소까지 유출됐다고 하는데 내 정보가 얼마나 새나갔는지 모르겠다”며 “한글 읽는 것이 쉽지 않아 탈퇴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른다”며 답답해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디지털 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층 대상 디지털 교육이 주로 ‘신규 서비스 이용법’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이용을 중단할 수 있는 대응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출된 정보는 고객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주소록에 입력된 성명, 전화번호, 주소, 공동현관 출입번호), 일부 주문정보이다. 카드 또는 계좌번호 등 결제정보, 비밀번호 등 로그인 관련 정보, 개인통관부호는 유출이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