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장상옥 시인이 시집 ‘밤이 깊지도 않고 새벽이 왔다’를 펴냈다.
눅진한 삶의 향기를 담은 작품들로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장 시인은 신간에서도 삶의 무게를 담은 시어들을 풀어낸다. 4부에 걸쳐 이어지는 작품집을 관통하는 정서는 ‘애도’다. 말라버린 멸치에서 한 때는 반짝였을 비늘을 떠올리고, 한 줌 재가 된 육신을 바라보며 다시는 듣지 못할 목소리를 떠올린다.
화려한 기교 대신 담담한 문체로 삶을 기록한 작품에는 우리 곁의 수많은 얼굴들이 담겼다. 천진한 아이부터 주름 하나 하나 사연이 어린 노인까지. 시인은 애정 어린 눈길로 저마다의 삶을 보듬었다. 시집의 서평을 맡은 이영춘 시인은 장 시인을 두고 “깊은 바닷속 파고와 같은 인간의 내적 고뇌와 아픔의 파동이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준다”고 평했다.
삶은 때때로 거센 파도처럼 버겁지만, 이내 반짝이는 윤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다면적 삶을 묵묵히 비추는 작품은 독자들에게 삶을 마주할 기회를 선사한다. 장상옥 시인은 “상처 없는 바람이 없듯이, 소중하지 않은 생이 없듯이 아득했던 날들을 걸어 여기에 와 있다”며 “생을 지나며 지친 이들에게 부디 위로가 되길, 따뜻한 길이 되길 나 또한 시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서출판 상상인 刊. 166쪽.1만2,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