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는 일제강점기 일본식 표현인 ‘망년회(忘年會)’에서 유래됐다. 일본에서는 1,400여년 전부터 12월이 되면 평소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지난 한 해의 괴로웠던 일, 슬펐던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자’는 뜻으로 회식을 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보우넹카이(ぼうねんかい, 忘年會)’라고 했다. ‘한 해 동안의 온갖 수고로웠던 일을 잊어버리자’는 의미로 ‘망년회’라고 했지만 일본식 한자 표현으로, 우리말로 순화해 ‘송년회’로 바뀌었다. ▼한 취업정보 사이트가 최근 직장인 888명을 대상으로 송년회 형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36%)와 30대(37.7%)는 ‘업무 시간’에 송년회를 진행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했다. 반면 40대(44.3%)와 50대(60.2%)는 저녁 시간대 음주를 곁들인 전통적인 회식 문화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식사와 음주를 함께하는 회식’에 대한 선호도 역시 40대 35.7%, 50대 47.2%로 높았다. ▼연말 직장인 송년회 회식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1차 식당, 2차 노래방과 같은 전통적 회식문화가 사라지고 1차 식당, 2차 영화관 또는 카페 혹은 1차 식사 후 마무리와 같은 새로운 송년회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저녁이 아닌 점심에 회식을 하는 ‘대낮 송년회’도 많다. 청탁금지법,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코로나 팬데믹 등이 만들어 낸 새로운 풍속도인 셈이다. ▼고물가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중시 문화가 맞물리면서 점심 미식회나 문화 체험, 현물 지급으로 대체하는 ‘실속형 송년회’가 늘어나고 있다. MZ세대가 많아지면서 아예 모임 자체를 없애고 단체 영화 관람을 넘어 향수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단체 퍼스널 컬러 진단 등 ‘경험’을 공유하는 이색 송년회도 확산하고 있다. 2025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비록 문화는 달라졌지만 한 해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감을 나누는 자리를 만든다면 활기찬 새해를 맞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