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퇴근길 교통사고를 낸 70대 후반 택시 기사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으며, 약물 운전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일 오후 전기차 택시를 운전하던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체포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사고 직후 진행된 약물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됐다.
현재 경찰은 처방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감기약이나 신경안정제 등 일부 약물은 간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A씨는 2일 오후 6시 7분께 전기차 택시를 몰던 중 갑작스럽게 급가속해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과 승용차 2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이 택시에 치였고, 그중 4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숨진 여성 외 보행자 5명, 택시 승객 3명, 승용차 탑승자 5명까지 총 13명이 다쳤고, 운전자 A씨까지 포함하면 부상자는 14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택시업계 고령화 문제 속에서 벌어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에서 활동 중인 택시 기사 6만9천727명 중 65세 이상은 3만7천20명으로 전체의 53%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시력·청력 저하, 반응 속도 감소와 함께, 지병 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이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고를 낸 A씨도 감기약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감기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은 경우에 따라 운전자의 판단 능력과 반응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후 발생한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다.
마약류 관련 사고는 2023년 5건(13명 부상)에서 2024년 18건(1명 사망, 44명 부상)으로 늘었고,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고도 2023년 19건(32명 부상)에서 2024년 52건(1명 사망, 86명 부상)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 개개인의 책임만을 강조하기보다,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령자들이 운전을 하지 않으려면 차량 없이도 불편함이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대중교통 무료 이용 확대 같은 이동권 보장이 우선돼야지, 단순히 ‘운전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차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