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의료계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40년까지 의사가 최대 1만명 이상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긴 추계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다음 달 설 연휴 전까지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원대 의대 일부 교수들이 소폭 증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반면, 강원도의사회는 의료 시스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료 인력 확충은 지역 의료 기반 강화와 직결된 중대한 과제다. 특히 도를 포함한 농어촌 지역에서는 공중보건의 축소와 병·의원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보건지소 폐쇄, 1차 의료 서비스 단절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일정 부분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단순히 수치를 맞추기 위한 증원은 오히려 의료 체계의 혼란을 초래한다. 수련병원 인프라와 교육 시스템 개선이 전제되지 않은 증원은 질 낮은 교육과 인력 배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수련환경은 의대 교육의 핵심이며, 지방 의료 인력의 정착과도 직결되기에 제도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또한 의사 인력 부족이라는 수치만을 근거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의료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접근이다. 인공지능(AI)의 도입과 의료 생산성 및 진료 행태 변화 등도 반영돼야 하며, 진료 부담과 근무 환경, 필수의료 기피 현상 등 복합적 요인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도와 같은 의료 취약 지역은 서울·수도권과는 다른 조건에서 의료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현재 지방 의료 환경은 낮은 보상, 불균형한 근무 조건, 열악한 진료 인프라 등으로 신규 의료인의 정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증원된 인력이 지역에 머무를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정원 확대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얼마나 늘릴 것인가’에 대한 숫자 위주의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지역에 필요한 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적인 접근이다. 이를 위해 지역 공공병원의 기능 강화, 지방근무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제공, 의료 인프라 확충 등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의대 정원 확대가 지방 국립대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해당 인력이 지역사회에 장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함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