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경계를 넘은 협력, 사고 예방의 안전망을 만들다

김환경 동해해양경찰서장

◇김환경 동해해양경찰서장

육군과 해양경찰은 겉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영역을 담당하는 기관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민 안전 앞에서는 그 경계가 무의미하다. 동해안에서 육군 제23경비여단과 동해해양경찰서가 함께 만들어 온 협력 사례는 기관 간 협업이 사고를 줄이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 방법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육군 해안경비부대는 열영상감시장비(TOD:Thermal Observation Device)를 활용해 해안을 감시한다. 이 장비는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사람과 선박,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본래의 군사 목적을 넘어 연안 안전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한다. 익수자 발생, 선박 화재·전복, 테트라포드 추락 등 해양사고 위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신속한 대응과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이러한 육군의 감시 역량을 연안 안전관리로 연결하기 위해 지난 해부터 협업을 강화해 왔다. 현재 동해해경 상황실과 육군 제23경비여단 지휘통제실, 동해해경 파출소와 해안경계대대 간 핫라인이 구축돼 상황 전파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합동 경계태세도 보다 실효성 있게 마련됐다.

또한, 동해해양경찰서와 육군 제23경비여단은 항·포구 협조회의에 참여해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해안감시 정보를 나누고, 해안경계 병력을 대상으로 한 해상 지형정찰 지원도 실시했다. 양 기관은 TOD 영상과 경비함정 지원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해 표창 수여만 해도 총 5회에 달하며, 이는 협력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임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5년 12월 22일 육군 장병들은 한섬해변에서 취객을 TOD로 발견하고 즉시 신고해 사고를 예방했으며, 2025년 9월 20일 실종 신고가 접수됐을 때는 감시장비로 다수가 안전하게 이동한 것을 확인해 해경이 불필요한 수색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었다.

또한, 2025년 7월 14일 야간 감시 중 비정상 정박 어선을 발견하고 신속히 신고해 사고 확산을 막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협력이 일관되게 이어졌다. 이러한 사례들은 육군과 해경의 협력이 단발적이 아니라 지속적이며, 국민 안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함을 보여준다.

그 결과, 동해해경 관할 연안해역 사고는 최근 3년 평균 23건에서 13건으로 감소했고, 사망자 수 역시 평균 8명에서 3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예방 중심 안전 관리의 효과를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다. 육군과 해경의 협력이 실제 현장 안전과 직결된 결과임을 증명한다.

이 협력은 정부가 강조하는 범정부 협업과 현장 중심 안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사고 이후 대응보다 위험을 미리 막는 ‘예방’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육군의 빈틈없는 해안 감시와 해경의 연안 안전 관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사고는 발생 이전 단계에서 차단되고 국민의 안전 체감도 크게 높아진다.

앞으로도 육군과 해경의 협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기관의 경계를 넘어 전문성과 장비, 인력을 공유하는 협업이야말로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으로 이어진다. 동해에서 시작된 이 협력이 예방 중심 안전 모델로 더욱 발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안전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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