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AI 시대, 강원도 일자리 대책의 현주소

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교수, 공학박사

생성형 AI의 등장은 전례 없는 기술 혁신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광범위한 사회 변화를 이끌고 있다. 세계는 이미 ‘AI 세대’로 급속히 진입했고, 기술혁명은 국가의 흥망과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경제,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다.

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가 향후 30년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동력임을 인식하고, 국가 혁신 비전과 AI 전략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국가 생존을 걸고 AI 경쟁력과 리더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탠퍼드대 앤드류 응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AI 산업 기반과 기술혁신 역량을 갖춘 국가로, AI 강국이 될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한 바 있다.

AI가 신성장엔진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장기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생산성 혁신 없이는 성장이 어려운 시대에 AI는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향후 5~20년 내 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확률을 50%로 전망하며, 2029년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지목했다.

이미 생성형 AI는 언어 이해와 창작, 소통 등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확장되며 개인의 일상과 기업 비즈니스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PC, TV, 자동차 등 일상 기기에 AI가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AI가 특정 산업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경제 역시 반도체 수출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 전통 산업이 생산성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AI 도입은 제조·서비스 전반의 혁신과 신산업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AI 활용을 통해 연간 최대 310조 원 규모의 경제 효과와 185조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AI 확산의 이면에는 분명한 그늘도 존재한다. AI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며 제조업, 물류업, 서비스업, 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실제로 자재 입고부터 생산, 포장, 출하까지의 전 과정을 AI와 로봇이 관리하면서 과거 10명이 하던 일을 대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지역이 강원도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강원도는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 위험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전통 제조업과 관광·서비스업 비중이 높고, 단순 노무직 종사자가 19.6%로 전국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서비스 직종은 AI와 로봇으로 대체되기 쉬워 중장년층과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불안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 구조 전환이 더딘 지역일수록 AI로 인한 충격은 더욱 크게 체감된다. AI는 기존 노동 구조를 빠르게 대체하며 확산되기 때문에, 지역별 맞춤형 직무 전환 교육과 재교육이 시급하다. 취약계층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 재교육과 업스킬링은 국가 차원을 넘어 지역 단위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가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선언했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AI 인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AI 인프라 확충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준의 혁신 인재와 산업 경쟁력 확보에는 갈 길이 멀다.

AI 자동화는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일과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도 크다. 중요한 것은 AI 시대의 편리함 속에서 인간의 삶과 존엄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기술 학습과 더불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공감과 감정 지능 등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 강원도에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지역 맞춤형 AI 전략과 안정적인 일자리 대책이 절실하다. AI 시대의 승자는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지역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의 균형을 가장 지혜롭게 준비한 지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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