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5극 3특 체제’ 구상은 수도권 중심의 국가 구조를 지역 중심 체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대전환의 선언이다. 대전·충남, 광주·전남의 광역 통합을 시작으로 지역이 주도하는 다극 체제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은 단순한 행정 구역 조정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국가적 전략으로 제시됐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를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에겐 수도권 일극 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중대한 전기가 될 수 있다. ‘5극 3특 체제’는 전국을 5개의 지역 성장 거점(극점)과 3개의 전략특화권역으로 나누어 균형 있는 국토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5극’은 수도권을 포함한 5개 권역이 각각 자립적 성장 동력을 갖춘 중심지로 기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고, ‘3특’은 접경, 도서, 낙후지역과 같은 특수 여건 지역을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집중 지원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계획은 형식적인 지역 개발이 아닌, 지방이 경제와 산업, 문화와 인재 양성의 주체로 기능하도록 국정의 우선순위를 전환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이러한 비전이 실제로 지역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선언적 구호를 넘어서는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극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자율성과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는 권한 이양과 함께 재정적 뒷받침, 제도적 기반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하며, 지역은 스스로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예컨대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미 반도체, 바이오, 수소, 방위산업 등 6대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1,5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5극 체제’ 내에서 강원이 갖는 성장 잠재력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자금 조성에 머물지 않고 지역 내 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 시스템, 기술 인프라, 전문 인력 양성,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등 종합적인 생태계 구축이 동반돼야 한다.
특히 도와 같은 낙후·접경지역은 ‘3특’의 정책 대상이자 동시에 ‘극점’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복합적인 전략 대상이다. 정부는 ‘지방 주도 성장’이라는 대의명분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 자신의 여건에 맞는 성장 모델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장치를 확충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그린바이오산업, 청정에너지 기반의 수소 경제, 관광과 연계한 푸드테크 등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산업 전략이 적극적으로 설계되고 실행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광역 통합이 성공하려면 주민의 동의와 참여가 필수다. 단지 행정구역을 통합한다고 해 자립적 발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통합 추진 방향이 좌우돼선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