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고성 등 ‘軍 소음’ 피해 신규 지정, 그 이후가 중요

군용비행장과 군사격장 등 군사시설로 인한 소음 피해가 강원특별자치도 주민들의 삶을 오랜 기간 위협해왔다. 특히 고성군 마차진사격장을 비롯해 도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 군 소음은 주민 생존권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그간 정부의 대응은 미흡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일 발표한 ‘제2차 소음대책지역 소음 방지 및 소음 피해 보상에 관한 기본계획’은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소음 측정 방식이나 보상 체계 등 핵심 사안이 빠졌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이번 계획에 따라 고성군 마차진사격장(3.99㎢) 등 8곳이 새롭게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됐으며, 기존 69곳도 보상 범위가 확대됐다. 도내에서는 군용비행장 8곳(448명), 군사격장 16곳(307명) 등 총 755명의 주민이 새롭게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그동안 피해를 감내해 온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정한 위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피해 보상 수준을 들여다보면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도내 9개 비행장과 32개 사격장 인근 주민 10만여명에게 지급된 보상금은 218억원 수준으로, 1인당 하루 887원에 불과하다. 이는 주민 피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더 큰 문제는 보상의 기준과 절차가 지나치게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현재 군 소음 측정과 보상 관련 업무는 대부분 국방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평가 단위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군 시설이라는 특수성은 인정하더라도, 피해 당사자인 주민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보상 체계는 결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보상금의 현실화 문제는 이번 계획에서도 외면당했다. 정부는 “재정 당국과 협조가 되지 않아 보상금 인상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이는 책임 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도는 전국에서 군사시설이 밀집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만큼 주민들이 입는 피해도 광범위하고 구조적이다. 특히 군사 훈련과 사격, 항공기 소음 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일상생활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요소다. 이처럼 상시적이고 반복적인 피해에 대해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단순히 지정 지역을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보상 체계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소음 평가 방식의 객관화를 위한 독립적인 기구 설치,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적이고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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