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의 미래를 캐는 문화광부] ①소멸의 벼랑 끝, 강원도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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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인 인구 감소, 도내 시군 3분의 2가 소멸 위험 직면
- 지원금 정책 한계…‘떠나는 이유’ 대신 ‘머물고 싶은 이유’ 필요
- 지역 자원 채굴, 콘텐츠로 제련하는 ‘문화광부’가 새로운 해법

강원특별자치도는 40개월 연속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했으며, 18개 시·군 중 12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는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강원일보는 인구 감소라는 소멸의 벼랑 끝에서 생존 전략으로 ‘문화광부’ 육성을 제안하는 기획을 선보인다. 지역 자원을 콘텐츠로 제련하는 기획자의 역할과 강원 출신 인재들이 타지에서 성공하는 역설적 현실을 심층 진단하고, 이를 통해 단기 성과주의를 넘어 실패를 용인하는 생태계 조성과 함께 문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강원의 미래를 캐낼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 지원금으로 막을 수 없는 유출…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강원도는 그동안 육아수당, 청년 적금 지원 등 다양한 인구 증가 정책을 쏟아냈지만, 청년들의 ‘탈강원’ 행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자리와 교육, 문화 인프라의 부족은 젊은 피를 끊임없이 수도권으로 유출시키는 거대한 펌프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본질이 ‘떠나는 이유’에 있다면, 해법은 ‘머물고 싶은 이유’, 정주여건(定住與件)을 만드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석탄 대신 문화를 캐라… '문화광부'의 등장

이러한 위기 속에서 강원특별자치도가 주목해야 할 새로운 대안이 바로 영월군이 시행하고 있는 ‘문화광부(Culture Miner)’다. 이 개념은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의 동력인 석탄을 캐내던 강원도의 역사적 정체성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과거의 광부들이 땅속 깊은 곳에서 석탄이라는 에너지원을 캐냈다면, 21세기의 문화광부는 지역 사회 곳곳에 흩어진 무형의 자산을 ‘채굴’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이들의 작업은 광업과 닮아있다. 이들은 지역의 설화, 잊혀진 전통,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 등을 ‘발굴(채굴)’하고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축제, 전시, 스토리텔링 투어 등 매력적인 콘텐츠로 ‘가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 단순 기획자 넘어 '지역 콘텐츠 프로듀서'로

문화광부는 단순히 일회성 축제를 기획하거나 공연을 유치하는 이벤트 기획자가 아니다. 지역의 고유성을 찾아내 ‘가보고 싶은 곳’을 넘어 ‘살아보고 싶은 곳’을 만드는 ‘지역 콘텐츠 프로듀서’이자 ‘공동체 활성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명확하다. 특색 있는 문화 콘텐츠는 외부 방문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종잣돈이 된다. 또 주민들이 기획의 주체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유대감이 회복되고, 지역 이미지를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도시’로 탈바꿈시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소멸의 시계를 늦추고 강원의 미래를 다시 캐내기 위해 지역의 토양을 바꿀 ‘문화광부’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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