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의 미래를 캐는 문화광부] ②고향 떠나는 문화기획자들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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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떠난 ‘문화광부’…강원도는 왜 인재를 지키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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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서울윈터페스타 통합 개막식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파사드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원특별자치도 인구 소멸의 해법으로 유능한 기획자 역할을 해낼 ‘문화광부’의 육성과 영입이 절실하다. 하지만 우리는 뼈아픈 역설과 마주해야 한다. 정작 강원도 출신의 걸출한 문화 기획 인재들은 고향이 아닌 타지에서 눈부신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구, 광주, 그리고 서울 등 대한민국 문화 지형에서 가장 역동적인 현장을 이끌며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왜 고향의 문화광부가 되지 못하고 타향의 금맥을 캐고 있는 것일까.


◇이재원 문화기획자

◇서울이 탐내는 문화지휘자, 이재원(원주)

고향 원주를 지키고 있는 이재원(전 원주문화재단 사무국장) 문화기획자의 사례는 복합적인 시사점을 제시한다. 그는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을 전국적으로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의 압도적인 기획력이 폭발한 곳은 오히려 서울이었다. 이 감독은 최근 예산 158억 원 규모의 초대형 축제인 ‘서울윈터페스타’의 총감독을 맡아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러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감사를 표할 정도로 성과를 인정받은 이 프로젝트 외에도, ‘댄싱 노원 거리 페스티벌(구 노원탈축제)’,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 등 서울의 굵직한 축제들을 도맡아 지휘했다. 이는 강원의 인재가 서울의 거대한 자본과 결합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증명한다. 동시에 강원도가 이 정도 규모와 비전을 가진 ‘판’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황운기 예술감독

◇ 대구와 광주가 모셔간 황운기(홍천)

인재 유출 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인물이 홍천 출신의 황운기(문화프로덕션 도모 이사장) 예술감독이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 전문가로 손꼽히지만, 그의 전성기는 강원도 밖에서 쓰이고 있다. 서울시 ‘2026년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연출하기도 한 황 감독은 대구의 대표 축제인 ‘파워풀대구 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무려 6회나 역임하며 대구 축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최근에는 광주광역시 동구의 러브콜을 받아 2026년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총감독으로 위촉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문화올림픽 제작감독 등을 맡으며 고향과 연을 맺기도 했지만, 그의 커리어 정점과 지속적인 러브콜은 대구와 광주라는 대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강원도가 낳은 인재가 영호남의 문화적 자산을 빛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 서울은 전문가 고용, 강원도는 담당자 교육하다 끝나

이런 현상이 왜 벌어질까. 현장의 목소리는 ‘시스템의 격차’를 지적한다. 이재원 감독은 “서울시는 전문가를 직접 고용하거나 풍부한 전문가 풀(Pool)을 활용해 전문성을 보장하지만, 지역은 담당 공무원이 자주 바뀌어 전문성이 축적되지 않고 1년 단위의 불안한 계약구조로 전문가가 역량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온 담당자에게 업무를 다시 설명하다가 시간이 다 가고, 1년 단위 계약에 묶여 매년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장기적 비전을 세울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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