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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에너지 대전환시대, 강원 동해안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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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인공지능(AI)을 빼고는 트렌드를 논할 수 없을 만큼 AI 기술은 우리 사회 전반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AI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전력 생산과 송전, 저장, 관리 등 에너지 인프라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는 곧 AI 경쟁력의 핵심 리스크이자 필수 기반이 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에 강릉, 동해, 삼척 등 강원도 동해안은 다수의 대규모 화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주)이 관리하는 도암댐은 수질 문제로 25년째 발전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본보는 특집 시리즈를 통해, 전력 수요 부족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남는 전기를 활용하지 못해 발전소 가동이 멈춘 강원 동해안의 현실을 진단하고, 유휴 에너지 시설의 활용 방안과 전력 수급 문제의 해법, 그리고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강원도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4회에 걸쳐 심층적으로 보도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전력 넘치는데 쓸 수 없는 강원…에너지 인프라 재구성 시급

2026년 인공지능(AI)이 사회 전반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이에 따른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에너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여전히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릉, 동해, 삼척 등지에는 대규모 화력발전소가 밀집돼 있으나, 정작 전기를 생산하고도 제대로 사용하거나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AI 시대 전력 인프라의 핵심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으며, 강원도형 에너지 대전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릉에코파워다. 강릉시 강동면에 위치한 이 발전소는 총 4조 5,000억 원의 PF대출을 통해 2기의 발전기를 설치했으나, 현재는 단 한 기만 20% 수준으로 가동 중이다. 한국전력의 송전망 구축 지연으로 인해 전력 생산 후 송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놀고 있는' 발전소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크다. 강릉에코파워는 올해부터 연 2,900억 원 규모의 원금 상환이 시작되며, 매년 3,000억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릉뿐만 아니라 삼척 블루파워, GS동해전력 등 동해안 전역의 발전소들이 직면한 공통된 문제이며, 지역경제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도암댐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01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이 댐은 수질 문제로 인해 발전을 멈춘 채 25년을 보냈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강릉지역의 가뭄이 심화되면서 도암댐의 활용 가능성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발전 없이 방류만 반복하는 현재의 방식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발전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은 단순한 행정 실패를 넘어, 국가적 에너지 전략의 결핍을 의미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460TWh였던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이 2026년에는 1,05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으로 10만 가구 분량의 전력을 사용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현재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확충과 에너지 생산 거점 재정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송전 인프라 확충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고, 지역 간 전력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실제로 수도권은 이미 전력망 포화 상태에 도달해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이 어려운 반면, 지방은 전력을 생산하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 동해안의 경우, 발전소는 가동률을 20%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AI 3대 강국' 실현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두 가지 큰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계획이 실행될 기반인 에너지 인프라 정책은 수도권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5년 정부가 발표한 '분산에너지 특구'에서 강원도가 제외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임에도 정책적 배려에서 소외된 강원도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력이 생산되는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옮기고, 에너지 자립형 산업 거점을 조성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신정훈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수석은 "수도권으로 집중된 인프라를 분산하고 지역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발전소 인근 지역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전력 소비시설을 유치해야 한다"며 "강원도 동해안은 이미 송전설비가 완비되어 있어 데이터센터 구축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원특별자치도는 정부에 강릉과 삼척 등 동해안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에너지에서 갈린다면, 강원도의 미래는 '전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지금이야말로 동해안 지역의 에너지 자산을 재조명하고, 실질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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