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이미 초고령사회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병원 대기실과 복지관, 경로당과 노인일자리 현장에서 매일 체감되는 현실이다. 독거노인은 늘고, 만성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고령 시민도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요양·돌봄·주거·사회참여를 연결하는 통합적 지원체계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현장을 떠받칠 전문 인력의 양성과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역사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춘천의 대학들은 이 변화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요양시설과 재가돌봄기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현장에서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온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단순 인력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강조되는 통합돌봄 정책은 의료, 요양, 복지, 주거, 일상지원이 서로 연결되는 구조를 요구한다. 현장 인력에게도 상담과 사례관리, 건강 모니터링, 인지지원, 지역자원 연계, 디지털 활용 능력까지 요구되는 시대다.
하지만 현재 대학 교육은 사회복지, 간호, 보건, 평생교육, 체육 등으로 전공이 분절돼 있다. 학생들은 각 학문을 개별적으로 배우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 기능들은 동시에 작동한다. 실습 역시 기관과 사업별로 흩어져 통합적 경험을 쌓기 어렵다. 이 간극을 좁히는 교육체계가 절실하다.
지금 춘천에 필요한 것은 고령사회에 특화된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춘천형 시니어 학과’다. 노년학(gerontology)을 기초로 복지, 보건, 심리, 운동, 주거, 디지털 기술, 일자리 정책을 하나의 트랙으로 묶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강의실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 병원, 요양기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복지관, 주거지원 현장에서 순환 실습을 하며 현장성을 키워야 한다.
이 학과는 청년만을 위한 공간도 아니다. 중장년 시민을 위한 재교육과 전환 교육, 은퇴 전문인력의 사회참여 통로로 설계할 수도 있다. 돌봄 인력 양성과 동시에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평생학습과 연계해 시민의 노후 준비를 체계화하는 거점이 될 수 있다.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대비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지금처럼 늘어나는 돌봄 수요를 비용으로만 바라본다면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인재 양성과 산업 연계, 서비스 혁신으로 연결한다면 고령친화 산업은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시니어 학과는 단순한 학과 신설을 넘어, 춘천이 고령사회 대응 전략 도시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대학은 인재를 키우고, 지자체는 정책과 재원을 연계하며,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은 실습과 취업의 통로를 열어야 한다. 이러한 협력 구조가 갖춰질 때 지역은 인구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도시가 아니라, 변화를 설계하는 도시가 된다.
춘천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더 이상 준비를 미룰 시간은 없다. 지역의 노후를 누가 설계할 것인가. 행정만의 과제도, 복지기관만의 역할도 아니다. 지역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과 개편과 신설, 교육과정 혁신, 현장 중심 협력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춘천형 시니어 학과’는 돌봄 인력을 키우는 통로이자, 시민의 노후 준비를 체계화하는 플랫폼이며, 지역경제를 떠받칠 미래 산업의 씨앗이다.이제 춘천이 묻고, 대학이 답할 차례다. “춘천의 노후를 누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