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특별지원 안 하는 특별자치도, 말뿐인 균형발전

정치권, ‘5극'' 행정통합 특별법 법안 통과 총력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은 2년째 국회서 표류
발의 순서 철저히 지켜 ‘정치적 거래'' 불식해야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이른바 ‘5극’의 행정통합 특별법이 잇따라 국회에 발의되며 본격적인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 정치권은 2월 임시국회를 기점으로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정통합 드라이브 속에서 강원·제주·전북 등 특별자치도(3특)는 정책적 주목에서 멀어지고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이라는 당초 취지를 앞세운 ‘5극 3특’ 구상이 새로운 불균형과 차별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부산, 경남, 인천, 대전, 충남, 대구, 경북 등 7개 시·도지사가 한자리에 모여 통합 특별법 통과 전략과 권한 배분 등을 논의하는 반면, 통합 논의에서 배제된 3특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통합특별시에 부여될 각종 행·재정 특례가 현재 강원특별법이 보장한 권한보다 훨씬 막강하다는 점은 본질적 형평성의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실제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은 2년째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3특이 특례를 통해 얻어야 할 자치분권의 확대가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희생이 많고 규제가 심했던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말뿐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 달라지고 있는 것이 없다. 5극이 받을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인센티브는 3특엔 제로섬 게임일 뿐이다. 선입선출(발의 순서대로 처리)의 입법 원칙마저 무시한 채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입법이 진행되고 있다. 5극의 통합 인센티브가 전략이라면, 같은 국정과제인 3특에도 분명한 발전전략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별자치도의 제도적 취지와 권한이 입법 과정에서 무시돼선 절대 안 된다. 이는 3특이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헌법적 자치권과 국가 균형발전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강원자치도는 이미 수도권 규제 완화의 전초기지로 기능하면서도 전국 최상위 수준의 규제와 낙후된 인프라를 견뎌 왔다. 그 대가로 ‘특별’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지금은 그 명칭조차 무색하다.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비단 ‘통합’의 대형 담론뿐만 아니라 기존 특별자치도의 실질적 권한 강화와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

지금처럼 통합특별시가 ‘특례의 판’을 새로 짜는 동안 3특은 여전히 기존 법안 개정조차 처리되지 못한 채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면, 이것은 형평성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 무책임이다. 무엇보다 균형발전은 누구의 몫을 줄이고 누구에게 더 주는 그런 게임이 아니다. 통합특별시에 주어질 특례만큼, 특별자치도에도 상응하는 지원과 전략이 마련돼야 마땅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3특의 정책적 소외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균형’이라는 말의 무게를 가볍게 다루는 순간, 그동안 특별자치도들이 감내해 온 희생과 노력은 단지 정치적 거래의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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