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 지역의 겨울이 더욱 메말라가고 있다. 지난 2일 새벽 영서 북부에는 대설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많은 눈이 쏟아졌지만, 영동지역에는 ‘찔끔 눈’만이 내려 건조특보 해제는커녕 산불 위험이 여전하다. 특히 강릉, 속초, 삼척 등 동해안 일대는 실효습도 20%대를 기록하며 극심한 건조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실제로 동해시에서는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후는 단순한 이상현상이 아니라, 강원자치도의 산림과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강원지역에 내린 눈은 영서에만 국한되었다. 철원과 화천, 춘천 등지에 10㎝ 이상의 폭설이 내린 반면, 삼척 1.5㎝, 강릉 옥계는 고작 0.2㎝에 불과했다. 강릉 시내에는 눈이 왔다는 사실조차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는 지역 간 강수 편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며, 동해안의 특성과 기후 변화가 결합해 산불 발생 조건이 상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해안 산불은 이미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고질적 재난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건조특보가 내려지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산불 발화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지난 1일 동해시에서 일어난 산불은 1시간 만에 진화되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면 대형 산불로 번졌을 수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의 대응은 절실하고도 중요하다. 강릉시와 속초시가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드론 감시인력을 조기 배치하고, 감시원을 대폭 확대해 산불 취약지 집중 감시에 나선 것은 시의 적절하다. 산불 대응은 이제 단기 진화에서 벗어나 사전 차단과 예찰 중심의 구조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실시간 감시와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의 산불 감시 카메라와 드론 감시는 효과적이지만 한계가 있다. AI를 활용한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위험 예보 단계별로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치밀한 체계 구축이 더없이 중요하다.
또한 산림 인접지에 방화선 조성, 산불 취약 마을의 화목보일러 관리 강화, 불법 소각 단속 등의 구체적인 예방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 주민과의 협력도 간과해선 안 된다. 산불은 단지 행정 당국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전체가 대응해야 할 과제다. 마을 단위 산불 예방 교육, 주민 참여 감시 체계 마련, 화기 취급에 대한 인식 개선이 뒤따라야 산불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찔끔 내린 눈에 기대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산불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