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치프리즘]이재명의 부동산, 시장을 이길 것인가? 운영할 것인가?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

정치란 때로 거대한 태풍의 눈 속을 걷는 것과 같다. 고요해 보이지만 한 발짝만 내디디면 폭풍우가 기다리고 있다.이재명 권력은 지금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욕망의 소용돌이 태풍에 다가선다.

부동산 이슈는 짧게는 지방선거 판세를 결정하고 길게는 정권의 성패를 가른다. 이재명의‘엑스칼리버’이자 ‘다모클레스의 검’이다. ‘승리의 무기’일 수도 있지만 권력의 위험이라는 말이다.

이 대통령의 최근 부동산 SNS는 그야말로‘폭격’에 가깝다. 5일 현재 15번째다. 그의 손끝에서 쏟아지는 활자들은 단순한 정책 제안을 넘어선다. 시장에 대한‘선전포고’와 같다. 하루에도 수 차례 장문의 포스팅이 올라오며 때로는 단문의 날 선 말이 등장한다.

그의 메시지는 점점 더 날카로워진다. “집값 폭등은 죄악이다,” ‘불로소득 공화국을 해체하겠다.”는 말은 부동산 시장을‘악’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심판자’로 상징한다.

대통령이 쏟아낸 수많은 말들을 체로 거르면 굵직한 알갱이들이 남는다. 첫째,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을 절대 연장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둘째,“버티기가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시장을 향한 경고다. 셋째,‘강력한 규제와 처벌’이다.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이자 사회의 적으로 간주하고 징벌적 과세와 금융 제한을 통해 궁극적으로 시장의 욕망을 통제하고 분배의 정의를 구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그의 시장과 부동산 이해를 들여다볼 수 있다. 첫째,‘시장의 불신’이다. 시장의 자율조정기능은 위험하며 방치하면 필연적으로 변하는 정글이다. 따라서 국가 개입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국가주의적 사고가 바닥에 깔려있다. 둘째, ‘부동산 이익에 대한 도덕적 혐오’다. 노동을 통하지 않은 자산 증식은 ‘죄악’이고 불로소득을 ‘약탈’로 규정하여 대중의 박탈감을 자극한다. 부동산 시장 참여자는 ‘합리적 경제인’이 아닌‘탐욕스러운 투기꾼’이 된다. 주식으로 번 돈은 정의롭고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부도덕한 것일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 동력-이기심-에 대한 의심이 출발점이다. 정책을 수단으로 하는‘징벌적 도덕주의’다. 조금 더 나가면 사유재산권의 도전이자 우리나라 자산 형성의 기본 틀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확대해석 될 수 있다.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는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양극화에 지친 대중에게 그의 ‘사이다’ 화법은 카다르시스다. ‘다윗의 돌팔매’가 되어 기득권 카르텔의 거인 골리앗을 쓰러트리는 괘감을 준다.

실패의 그림자 또한 짙다. 이기적인 인간들로 얽히고 섥힌 시장 메카니즘을 도덕적 당위만으로 제어하려는 시도는‘이카루스의 날개’가 될 수 있다. 인간과 시장의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다 날개가 녹아 추락할 위험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은 선거 앞에 무력했고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은 금투세에 예외인 게 현실이다. 선진국 대한민국은 이제 단순한 분배의 정의를 넘어 내 자산 가치를 지키고 증식하는 데 도움되는 세련된 거버넌스를 원한다. ‘정의로운 가난’이냐‘불완전한 풍요’이냐의 고민이자 권력은 시장을‘이기는 존재’냐 ‘운용하는 존재’냐의 의문이다.

성패 여부는 당장 세금 압박'이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지느냐 나아가 부동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생산적 경제 분야로 순조롭게 이동하느냐다.만약 시장 반응이 증여'나 ‘거래 절벽’이라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정치 리더십의 권력은 시장을 통제하는‘심판자’가 아니다. 개인의 합리적 선택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점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조율자’가 되어야 한다. 통제와 징벌의 프레임에 갇혀 선진국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를 오독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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