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동해안, ‘에너지 특구’ 추진으로 새 활로 모색을

기후변화·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실질적 해법
본보 주최 도암댐 활용방안 포럼서 집중 제기
물관리 통합 체계 구축 더 이상 미뤄선 안 돼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과 기후 위기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강원일보가 지난 4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육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에너지 전환시대 대응을 위한 도암댐 활용방안 포럼’은 바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이 직면한 물 부족과 전력 수요 증가라는 이중 과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도암댐과 강릉의 전략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 ‘에너지 특구’ 추진이 동해안의 지속 가능성을 견인하는 현실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포럼은 무엇보다 지역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도출해내는 논의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포럼에서 신정훈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수석은 주제발표를 통해 강릉이 풍부한 수자원과 지리적 여건을 기반으로 분산형 에너지 생산과 공급이 가능한 ‘스마터 파워 빌리지(SPV)’ 실증 단지로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제안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에너지 자립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다. 특히 강릉이 에너지 특구로 지정되면 국비 지원, 제도적 유연성, 기술 실증의 기회가 확보돼 지역 산업의 경쟁력 제고로도 연결될 수 있다.

물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도암댐은 과거 수질 오염 논란으로 이용에 제한이 있었지만, 전만식 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지적처럼 오염원 개선과 수질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재평가가 필요하다. 강릉은 지난해 심각한 가뭄으로 큰 피해를 겪었고, 이것은 기후 변화 시대에 물 자원이 단순한 생존의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임을 보여준다. 도암댐을 포함한 통합물관리 체계 구축은 물 환경과 물 이용의 조화를 이끄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가 단순한 포럼에 그치지 않고 실천 가능한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AI 산업과 전기차,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에너지 전환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강릉과 도암댐이 에너지 전환의 선도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정·정치권의 의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주민의 공감과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이와 관련, 강원자치도, 강릉시, 지방의회, 지역 기업, 대학,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특구’ 추진이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동해안권 신산업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에너지와 물 문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도암댐 활용’ 전략은 동해안의 환경과 산업을 개선할 수 있는 희소한 기회다. 이제는 도암댐 활용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실증 사업 계획을 신속히 수립하고, 중앙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강화해야 할 때다. 물과 에너지를 함께 다룰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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