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의 경제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심상치 않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강원지역본부가 발표한 ‘2026년 2월 강원 수출입 동향’은 도내 경제가 직면한 현실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도내 수출액이 전년 대비 약 20% 가까이 급감하며 2억4,216만 달러에 그친 것은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선 위기 신호다. 특히 의료용 전자기기, 면류, 전선 등 강원자치도를 대표하는 전략 품목들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도내 실물 경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는 강원 수출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중동 시장은 도내 175개 중소기업이 공들여 개척해 온 핵심 시장이다. 이미 지난달 중동 수출이 20.9% 줄어든 상황에서, 전쟁의 장기화 조짐은 수출 감소폭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공포를 자아내고 있다. 중동은 판로를 넘어 의료기기와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주요 소비처라는 점에서 이곳의 수요 둔화는 도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위기의 양상이 구체적이다. 도내 수출 1위 품목인 의료용 전자기기는 아랍에미리트(UAE) 수요가 40%나 줄어들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그간의 성장에 따른 역기저효과라고는 하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K-푸드’의 선봉장이었던 면류 수출 역시 미국 시장에서 36.7%나 급감하며 2017년 이후 동월 기준 최대 감소율을 나타냈다. 대만 시장 수요에 의존하던 전선 수출이 반토막 난 점도 뼈아프다. 이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경기 상황에 따라 도내 수출 전체가 흔들리는 ‘외풍에 취약한 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이제는 기민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원자치도가 최근 긴급 지원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지만, 임시방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먼저, 중동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들을 위해 물류비 지원, 긴급 경영안정자금 수혈 등 실질적인 구제책을 확대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정보력과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즉각 해결해 주는 소통 창구 역할을 강화해야 할 때다. 특정 국가에 쏠린 수출 비중을 분산시키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마케팅 지원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