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의 실질적 자치권 확보와 미래 산업 동력 마련을 위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이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로 소관 상임위의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일단 한 걸음 나아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을 ‘성과’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강원자치도가 도정 역량을 집중해 요구해 온 핵심 특례들이 대거 빠진 채, 정부 부처의 입맛에 맞춘 절충안만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에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원,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수소산업 지원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지구 지정 권한 등이 포함됐다. 강원자치도가 지향하는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가기 위한 기초적인 행정·재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강원자치도가 ‘특별’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굵직한 현안들이 모조리 ‘신중 검토’라는 부처의 장벽에 막혀 무산됐다는 점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교육과 규제 완화에 관한 핵심 특례들의 실종이다. 국제학교 설립과 강원과학기술원 설립 특례는 우수한 인재를 유입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열쇠였다. 자율학교 운영 특례 또한 교육 자치를 실현할 중요한 수단이었으나 이번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강원자치도의 발목을 잡아온 농지 취득 특례, 다목적댐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 그리고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미활용 군용지 처분 및 소음대책 지역 지정에 관한 특례 등 22건의 핵심 사항이 모두 제외됐다. 중앙정부 부처들은 형평성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논리를 방패 삼아 강원자치도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했다. 소관 부처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특례들은 강원자치도가 출범할 때부터 약속받았던 ‘실질적 분권’의 상징과도 같은 것들이다. 이런 핵심 알맹이들이 빠진 상태에서 산업 지원 조항 몇 개가 들어갔다고 해 ‘특별법 개정’의 본래 취지를 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처 간 이기주의와 중앙집권적 사고방식이 여전히 자치 분권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의 대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타 법안 논의에 밀려 강특법 개정안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여야 합의라는 명분 아래 ‘통과’에만 급급했지, 정작 도민들이 갈구하는 핵심 권한을 쟁취하려는 치열한 투쟁은 부족해 보인다. 정치권은 4월 본회의 상정을 낙관하고 있지만, 지금의 반쪽짜리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 강원자치도의 미래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 기대하는 도민은 많지 않다. 강원자치도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수십 년간 안보와 환경이라는 미명 아래 희생해 온 지역에 ‘스스로 결정하고 성장할 권리’를 부여하는 프로젝트다. 강원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은 이번에 반영되지 못한 22건의 핵심 특례를 포함해 4차 개정안 준비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