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민주주의의 꽃이어야 할 선거판이 벌써부터 반칙과 편법으로 얼룩지고 있다.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20일 사이 시장·군수 예비후보와 광역·기초의원 입지자 등 17명을 정치관계법 위반 및 기부행위 혐의로 고발했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법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 선거가 얼마나 과열되어 있는지를 방증한다. 적발된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구태의연한 ‘금권 선거’와 ‘공정성 훼손’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다과를 제공하며 환심을 사려 했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나, 선거운동이 엄격히 금지된 현직 이장 신분으로 명함을 대량 배부한 도의원 입지자의 행태는 법을 우습게 아는 오만함의 발로다. 이들은 지역 일꾼을 자처하면서도 정작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약속인 법조차 지키지 않았다. 이런 후보들이 당선된들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고 공정한 행정을 펼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제일 밀접한 지역의 정책을 결정하고 책임질 적임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초반부터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현상은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고 선거의 본질을 훼손한다. 과도한 경쟁이 흑색선전이나 금품 수수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미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선거사범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이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최악의 ‘진흙탕 선거’로 기록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강원경찰청을 비롯한 경찰 당국이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가동하고 24시간 단속 체제에 돌입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특히 금품수수, 허위사실 유포, 공무원 선거 관여, 선거폭력, 불법 단체동원 등 이른바 ‘5대 선거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점에 주목한다. 단순히 실행자 처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서 범행을 기획하고 자금을 조달한 세력까지 끝까지 추적해 뿌리를 뽑아야 한다. 법 집행 기관의 단호한 의지야말로 불법의 유혹을 차단하는 가장 강력한 억제력이 된다. 아울러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 경찰 간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도 강화돼야 한다. 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해 불필요한 시비를 방지하고, 드러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 통하지 않도록 준엄한 사법 처리가 뒤따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