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은 지금 ‘에너지 생산지’이면서 동시에 ‘에너지 사각지대’라는 모순에 놓여 있다. 발전소는 돌아가지만 충분히 돌지 못하고, 댐은 존재하지만 기능을 잃은 채 방치돼 있다. 전력을 만들 능력은 갖췄지만, 그것을 전달하고 활용하는 체계가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현장의 수치는 이 현실을 더 명확히 보여준다. 수조원이 투입된 대형 발전소들의 가동률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생산된 전력은 송전망 한계에 가로막혀 묶여 있다. 이는 단지 설비 문제가 아니라, 전력망 구축과 수요 분산 전략이 함께 설계되지 않은 정책의 공백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지역경제에도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사업 축소, 세수 감소, 일자리 위축 등은 이미 가시화된 변화다. 에너지 산업이 지역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더 우려되는 점은 정책 방향과 현장의 간극이다. 정부는 중장기 수급 안정을 위해 신규 발전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기존 설비 활용도 제고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더디다. 공급 확대 중심의 접근이 반복될 경우, 같은 문제가 다른 형태로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결책은 복잡하지 않다. 이미 구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력망을 보완하고, 지역 내 소비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다.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과 더불어 전력을 현지에서 흡수할 산업 유치가 병행돼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경제 전략을 넘어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필수 조건이다.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진행 중인 변화 속에서, 준비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이다. 동해안이 가진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과 실행력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4일 강원대 강릉캠퍼스 교육지원센터 119호에서 열리는 ‘전력산업현황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포럼’은 동해안 에너지정책의 또 다른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