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농업인들이 농지를 담보로 생활비를 받는 ‘농지연금’ 신청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농사를 이어가기 어려운 고령농이 많아진 데다 후계농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농지연금이 노후 대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농사' 대신 '연금'=춘천시 서면에서 30년간 밭농사를 지어온 이모(75)씨는 2024년 8월부터 1,700평 농지를 담보로 매달 300만원의 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대를 이어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 땅을 내놓았는데 3년 동안 팔리지 않았다”며 “무릎이 성치 않아 더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농지연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농업인 류모(57·신북읍)씨도 신청 자격을 갖추게 되는 3년 후 농지 연금을 가입할 생각이다. 류씨는 “연금 보다 1,000평 밭에서 농사 짓는 것이 소득 측면에서 낫지만 물려줄 후계농이 없다”면서 “혼자 일하는 점을 감안하면 농사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상속 등을 통해 농사를 물려주거나 고령으로 더이상 농사를 이어 갈 수 없는 농업인들 중 '농지 연금'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강원도 내 2021년 이후 5년간 농지연금 총 신청 건수는 684건으로 매년 100건 이상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같은 기간 지원 사업비도 125억(2021년)에서 182억(2025년)으로 확대됐다.
■ 농지 부족 부작용 우려=이처럼 농지연금 확산에 따라 담보로 묶이는 농지가 늘면서 토지 거래는 줄고 있다. 농지연금은 담보 설정 기간이 신청자 사망시까지 이거나 5년·10년·15년 단위로 길어 한동안 시장에 다시 나오기 어렵다. 이는 강원도로 유입돼 농지를 확보하려는 청년농·후계농이 창업 기반을 마련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전문가들은 담보 농지가 실제 경작할 의사가 있는 농가로 원활히 넘어갈 수 있도록 거래·연계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종원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 농업인의 노후 안정을 위한 제도 취지는 살리되 청년 농업인의 농지 구매와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지연금은 60세 이상, 영농 경력 5년 이상 농업인이 소유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달 생활비를 받는 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