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수출 기업들이 유례없는 경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물리적 장벽은 단순한 물류 지연을 넘어, 원자재 수급 불안과 비용 상승, 그리고 수출 계약 파기라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일개 기업의 손실을 넘어 강원자치도 경제 전반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엄중한 상황이며 현재 강원자치도 내 제조업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출 물량이 한 달 가까이 선박에 묶여 있는 한 업체의 사례에서 보듯 중소기업에 있어 자금 회전 지연은 치명타다.
물건을 만들고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은 창고 비용 발생은 물론, 해외 바이어와의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린다. 중동 시장 진출을 코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또 다른 기업의 처지는 더 안타깝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급하게 타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시장 다변화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는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화장품 기업의 플라스틱 수급난이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은 중동 정세에 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재 중 하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필연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불러오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중국 등 거대 시장 진출을 노리던 기업들에게는 시작도 하기 전에 발목이 잡힌 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코트라에 접수된 피해 상담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방증한다. 물류비 급등과 환율 변동은 기초 체력이 약한 지방 중소기업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강원자치도가 금융, 물류, 보험을 연계한 촘촘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업들이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부분은 당장의 물류비 보전과 자금난 해소를 위한 저리 융자다. 중동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추가 운임 지원을 확대하고, 공동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운송 부담을 낮춰야 한다. 또 중동을 대체할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대체 시장 개척을 위한 현지 마케팅 및 인증 비용 지원을 더욱 빈틈없이 설계해야 할 때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다. 하지만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응하는 역량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내 수출 구조가 특정 지역이나 원자재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