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함께 만드는 복지의 시작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읽어주는 뉴스

김호식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

김호식 강원특별자치도 지역보장협의체 대표

복지는 흔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삶을 둘러싼 사회 환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급속한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가족 기능의 약화, 그리고 사회적 고립의 심화는 기존의 행정 중심 복지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제도를 알지 못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행정기관, 복지기관,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지역의 복지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민·관 협력 기구이다.

한 예로, 삼척시 원덕지역 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행복한 동행 청춘경로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전체 인구 대비 노인 비율이 41%에 달하는 지역으로, 거동 불편과 지리적 여건 등으로 복지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현장 중심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척시의 경우 12개 읍·면·동 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구성돼 건강체조 및 인지활동, 우울증 예방 교육, 사진 촬영 프로그램 ‘인생네컷’, 에코백 만들기, 복지 및 건강 상담, 혈압·혈당 측정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보장급여법’에 근거하여 운영되는 이 조직은 ‘지역의 문제는 지역이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 보다 촘촘한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과거의 복지가 ‘신청에 의한 지원’이었다면, 이제는 ‘찾아가는 복지’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의 손길만으로는 모든 위기 상황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웃의 변화는 결국 이웃이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주민과 민간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보이지 않던 어려움을 드러내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장에서의 활동은 다양하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를 발굴하고, 위기 상황에 처한 이웃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 사업을 기획·추진한다. 또한 나눔 문화 확산과 주민 참여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읍면동 단위 협의체는 ‘우리 동네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인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복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다. ‘문제가 생긴 뒤 지원하는 것’에서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함께 예방하는 것’으로의 전환, 그리고 ‘행정 중심’에서 ‘주민 참여형 공동체 복지’로의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복지는 더 이상 특정 기관이나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이웃을 돌아보고, 작은 관심을 나누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러한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가까운 통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일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함께 만드는 복지, 그 출발점에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있다.

김호식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

라이프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