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가게 내놓은 지 반년…문의 전화는 한 달에 한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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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에도 ‘꽁꽁’ 언 상권…상가 3개 지나면 빈 점포
전문가, ‘체류형 소비’의 부족…강원도 지역 특성 살려야

미-이란 전쟁 여파로 경기침체가 가속화 되면서 소상공인의 폐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14일 춘천시 요선동의 상가 건물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박승선기자

14일 춘천의 명동 거리는 따뜻한 봄 날씨에도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사람들로 북적여야할 거리에는 한낮에도 불이 꺼진 점포들이 줄지어 있었다. 상가 3곳 중 1곳 꼴로 유리창에는  ‘임대 문의’가 붙은 빈 점포가 나타났고, 2층은 영업 중인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가구점을 운영하는 김모(76)씨의 매장 창문에는 6개월째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씨는 “자잿값이 뛰어 공장 출고가는 20%나 올랐고, 인건비 부담에 직접 가구를 배달하는데 더는 무리”라며 “가게를 내놓은 지 반년이지만, 문의 전화는 한 달에 한 통 꼴이다”고 토로했다. 맞은편 건물 2층은 4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했고, 한 점포에 5곳의 공인중개사가 임대 현수막을 붙여놓기도 했다.

SNS를 달구며 북적이던 식당과 소품 가게들은 빛바랜 간판만 남긴 채 텅 비어 있었다. 육림고개 상인 김모(59)씨는 “과거의 부흥기를 떠올리며 상권을 살려보려 애쓰지만 사람이 없다”며 “빈 상가가 워낙 많다 보니 골목 자체가 무서워 보일 지경”이라고 한숨쉬었다. 한 건물주는 “2층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사무실이나 공방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상권이 죽으니 그런 업종마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과 직장인들의 ‘핫플레이스’였던 춘천의 석사동 먹자골목 역시 불경기 늪에 빠졌다. 점심시간에도 거리는 한산했고, 카페나 편의점을 찾는 학생들만 간혹 눈에 띄었다. 한 카페 관계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5%가량 줄었고, 저녁 일찍 마감하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골목마다 2~3곳의 상가에 임대 공고가 나붙었고, 권리금을 포기한 주점은 수개월째 입점 문의가 끊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권 붕괴가 단순한 불경기를 넘어 인구와 일자리 감소가 맞물린 지역 경제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상주인구 감소와 관광지가 많다는 특성상 ‘체류형 소비’가 부족하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소진·홍예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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