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 창업 지원을 위한 육성자금 사업이 현장에서는 ‘진입 장벽''이다. 대출을 받기 위해 시설을 먼저 갖춰야 하는 구조적 모순과 농지 확보의 어려움 등이 창업을 준비하던 청년들엔 장애물이다. 청년이 농촌으로 향하는 길은 늘 푸르러야 했다. 그러나 현실의 문턱은 낮지 않다. 씨앗을 뿌리기도 전에 담보를 내놓으라 하고, 땅을 일구기도 전에 서류를 갖추라 한다. 흙보다 먼저 돈의 무게를 재는 구조 속에서 청년농은 시작도 전에 지쳐간다. 농업을 살리겠다는 이름의 제도가 오히려 첫걸음을 가로막는 아이러니는 오래된 풍경이 됐다. 희망을 자본으로 환산하는 순간, 농촌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다.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말이 있다. 청년농 육성자금이 딱 그렇다. 지원이라는 이름 아래 촘촘히 엮인 조건들은 정작 필요한 순간에 손을 내밀지 않는다. 축사를 지어야 대출이 가능하다는 구조는 앞뒤가 바뀐 셈이다. 빚을 내어 기반을 만들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지원을 기다리는 것은 농업이 아니라 금융의 논리다. 제도는 정교해졌지만, 현장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는 헛된 시도다. 농지를 구하기 힘든 현실이 바로 그 형국이다. 정보는 닫혀 있고, 기회는 이미 선점됐다. 청년은 들판을 바라보지만 발 디딜 땅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대농 중심의 구조 속에서 신규 진입은 점점 더 먼 이야기가 된다. 땅이 없으면 시작도 없고, 시작이 없으면 지원도 무의미하다. 제도의 사다리는 있지만 올라설 발판이 없는 셈이다. ▼결국 떠나는 것은 사람이다. 남아 있는 것은 비어가는 마을과 늙어가는 들판이다. 농업의 미래를 말하면서도 정작 그 미래를 짊어질 청년을 밀어내는 구조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지원은 숫자가 아니라 타이밍이어야 하고, 조건이 아니라 기회여야 한다. 지금의 제도가 계속된다면 ‘청년농''은 정책 속 단어로만 남을지 모른다. 흙은 거짓이 없지만, 그 위에 세운 제도는 때로 가장 큰 장벽이 된다.
권혁순논설주간·hsgwe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