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지소현 수필집 ‘다시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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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 위에서.

평창 출신 지소현 수필가가 여덟 번째 수필집 ‘다시 길 위에서’ 를 펴냈다. 

이번 수필집은 노년에 접어든 작가가 고향과 가족, 장애와 통증, 분단의 기억을 지나온 삶의 언어로 되짚은 책이다. 개인의 서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평창의 변화 등 한 시대의 풍경을 함께 비춘다.

책은 작가의 고향인 평창 마지리를 중심에 둔다. 작가는 태가 묻힌 마을을 ‘영원한 안식처’로 바라보며 유년의 기억과 오늘의 고향을 나란히 펼쳐 보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달라진 지역의 모습 속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향의 정서를 길어 올린다.

분단의 상흔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수록작 ‘희망의 구름다리’에서는 한국전쟁과 이산가족의 기억을 통해 가족 간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풀어낸다. 개인사와 현대사가 맞닿는 지점을 따라가며, 상처가 어떻게 이해와 화해의 언어로 바뀌는지를 보여준다.

장애와 통증을 바라보는 태도도 눈에 띈다. 작가는 이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나아가 자신의 아픔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먼저 헤아리게 하는 ‘그림자’로 형상화한다. 노년의 일상에서 마주한 건망증, 보청기, 신뢰의 문제도 더해져 삶과 인간에 대한 사유를 넓힌다.

지소현 작가의 문장은 거창한 수사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삶의 굴곡을 지나온 사람이 건네는 절제된 고백과 담담한 성찰로 독자에게 조용한 위로를 전한다. 태원 刊, 25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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