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사실혼 관계를 이어온 70대 남성을 말다툼 끝에 흉기로 살해한 6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기풍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2시 31분께 인천시 중구 자택에서 30년간 함께 살아온 사실혼 배우자 B씨(71)를 주방에 있던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평소 음주 문제를 두고 자주 다퉜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해 여름 폐암 초기 진단으로 수술을 받은 뒤에도 술과 담배를 끊지 않았고, A씨는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에도 두 사람은 통장 잔고 부족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내지 못하게 된 일을 두고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B씨가 “너 때문에 차도 팔고 내 신세가 이렇게 됐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취지로 말하며 흉기를 가져와 거실 바닥에 눕자, A씨가 이를 빼앗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흉기 손잡이가 부러지자 식탁에 있던 다른 흉기를 가져와 B씨를 계속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모두 33차례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재판부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관련해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는 ‘중간’ 수준이지만, 과거 범죄 전력과 알코올 사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사관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범행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폭행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는 등 동종 전과가 2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평소 술에 취해 폭행을 저지른 뒤 음주로 인한 기억 상실을 주장하는 등 감정과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찌르고, 범행 도중 손잡이가 부러지자 다른 흉기를 가져와 심장과 복부 등에 치명상을 입히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사망 직전까지 극도의 공포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3차례 벌금형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A씨는 지난 14일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