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 주택 시장에 차가운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전세 매물이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고, 이 여파로 기존 계약을 강제로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불과 한 분기 만에 46% 넘게 폭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나타난 올해 1분기 강원 지역 아파트의 갱신권 사용 건수는 479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무려 46.5%나 늘었다. 시장에 새로 들어갈 집이 없으니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기존 집에서 버티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와 금융권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압박이다.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명목하에 대출 문턱을 높이자, 새로 전세를 얻어 이사하려던 세입자들의 발이 묶였다. 자금줄이 막힌 임차인들이 이동을 포기하면서 시장에 순환되던 매물의 맥이 끊겼고, 이는 곧바로 ‘전세 매물 잠김''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조사에 따르면 20일 기준 도내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두 달 전보다 4% 이상 감소했고, 연초만 해도 2,000건을 웃돌던 전세 거래는 1,800건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이 뛰는 것은 당연한 시장의 이치다. 강원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벌써 4개월째 멈춤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아파트 전세난의 불길이 서민과 취약계층이 주로 찾는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오피스텔)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붙고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강원 지역 비아파트의 전월세 계약 갱신 건수 역시 지난 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263건을 기록했다. 지방 주택 시장은 수도권과 달리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머물려는 수요가 많은 와중에, 공급마저 축소돼 발생하는 전형적인 ‘공급 부족형 가격 폭등''이다.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이, 지금처럼 극단적인 매물 가뭄 상황에서는 오히려 시장의 유동성을 더 꽁꽁 묶어버리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뼈아프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계부채 안정이라는 거시적 목표에만 매몰돼 지방 주거 시장의 특수성과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획일적인 대출 규제는 자산이 부족한 지방 서민들에게 더 가혹한 형벌이 된다.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 대출만큼은 규제의 예외를 두거나 문턱을 낮춰 시장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