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WEEK+]바닷가 사찰로 `소원성취' 나들이

 -童心같은 세상, 佛心에 넋잃고

 도내에도 해변에 위치한 몇몇 사찰들이 있다.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바닷가 사찰들은 여행지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설악산 정동진 등 인근 관광지 여행도 수월하다. 특히 올 5월5일은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맞물려 뜨는 해를 보며 가족들과 불교 수행의 감동에 젖기가 안성맞춤이다.

 주말 그윽한 풍경소리·목탁소리와 함께 찌든 몸과 마음을 씻는 '소원성취 나들이' 코스를 밟아보자.

 -양양 낙산사

 부처님 오신날 낙산사에서는 재앙을 이겨내고 다시 활기를 찾는 생명력과 어려움속에서도 중생들을 먼저 생각하는 자비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올초부터 활발한 산불피해 복구사업을 하고 있는 낙산사는 이제 홍예문 주변에 20~30년생 소나무 수백그루가 들어섰고 홍예문앞의 낙산배 시조목도 최근 하얀 꽃을 피우는 등 지난해의 황량함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길게 줄지어 걸린 연등도 낙산사 분위기를 한층 편안하게 만들고 있다.

 산불피해후 입장료를 받고 있지않은 낙산사에서는 탐방객들을 위해 지난해 의상대 옆에 '공양간'을 마련, 멸치로 진하게 국물을 낸 잔치국수를 매일 무료로 대접하고 있다.

 석가탄신일인 5일 평소보다 훨씬 많은 탐방객이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낙산사 신도회를 여러 단체에서 비롯한 수십명의 자원봉사자가 탐방객의 식사 및 안내를 도울 계획이다.

 낙산사 곳곳이 지난해에 큰 화재를 입었지만 피해가 덜했던 의상대와 홍련암 보타전 주변은 예전의 고요함과 절경을 거의 잃지않고 있다.

 보타전앞 정자에서는 여전히 완연한 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최근 많은 이들이 낙산사를 둘러보다 2층 전망대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낙산사 해수관음보살상 앞의 공중사리탑에서는 신라시대때 국내로 들어온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확실시되는 사리가 최근 발견돼 올해 석가탄신일 낙산사에서의 합장은 더욱 의미가 깊어지게 됐다.

 낙산사 주변은 양양군 관광1번지 답게 즐길거리와 먹거리도 푸짐하다. 낙산해수욕장 주변 횟집에는 요즘 자연산 가자미와 숭어가 제철이고 남대천에서 잡은 황어회도 맛볼 수 있다.

 낙산사에서 차로 5분여 거리에 있는 후진항과 전진항에서는 직접 배를 타고 나가 가자미낚시를 할 수 있고 활어회센터에서 맛보는 즉석 조개구이도 일품이다.

 춘천과 원주권에 사는 이들은 낙산사에서 합장을 마치고 한계령을 통해 귀가한다면 마치 연분홍 물감으로 그린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산벚꽃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밖에 없다.

 높은 산을 온통 감싸고 있는 오색 산벚꽃은 요즘이 절정이다.

 오색약수도 최근에는 용출량이 크게 늘어 탁쏘는 탄산약수도 쉽게 맛볼 수 있다.

 -등명락가사

 등명낙가사(주지:청우)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정동진역에서 등명낙가사까지의 거리는 북쪽 (강릉방면)으로 약 7분 거리에 있다.

당시 강릉지역은 북쪽의 고구려와 동쪽의 왜구가 쉼없이 침범하던 곳이였다. 자장율사는 부처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 곳에다 부처의 사리를 석탑 3곳에 모시고 절을 창건했다.

 부처의 사리를 모신 석탑 3기중 1기는 약사전앞의 오층석탐이고 1기는 6.25전쟁때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1기는 절 앞바다 속에 수중탑으로 세워졌다고 하는데 확인할 길은 없다.

 정동진은 신라시대 뿐만 아니라 현대에 와서도 외부로부터 침입을 많이 받은 곳이다.

 6.25 전쟁때도 휴전선이 무너지기 전 이미 정동진에 북한군이 먼저 침입했었고 가장 최근에는 1996년 북한잠수함이 이곳으로 침투해 등명낙가사 뒤 괘방산으로 도주하다 사살당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런 까닭에 6.25전쟁 민간인희생자 위령탑도 건립됐고 안보등산로와 통일공원 등도 이곳에 조성된 것이다.

 호국의 의지속에 창건된 등명낙가사는 신라말 병화로 소실되었고, 고려초기에 중창하여 이름을 등명사로 바꾸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에 의하면 강릉부 동쪽30리에 이절이 있었다고 하는데, 등명사라 한것은 풍수지리에 입각하여 볼때 이절이 강릉도호부내에서는 암실의 등화와 같은 위치에 있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수학도가 3경에 등산하여 불을 밝히고 기도하면 급제가 빠르다고 한데서 연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중기에 등명사는 폐허가 되었다.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사찰 경내에는 부인병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는 '등명감로수' 탄산 약수터가 있다.

 등명낙가사와 함께 가볼만한 곳으로 하슬라아트월드와 썬크루즈가 있다. 또 헌화로, 안보등산로, 통일공원도 둘러볼만 하다.

 -고성 건봉사

 설악산 신흥사, 백담사 등 9개 말사(末事)를 거느렸던 건봉사는 한국 4대 사찰중 한 곳으로 신라 법흥왕(520년)때 지어진 유서깊은 사찰이다.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에 위치한 건봉사는 세칭 한국 4대 사찰이라 이르던 대찰(大刹)이었다.

 임진왜란때 사명대사에 의한 승병 봉기처이기도 했던 호국 사적지로 융성기에는 3,183칸의 대가람이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6.25전쟁 때 거의 소실돼 최근 건봉사지와 사찰의 복원사업이 한창이다.

 신라 자장율사가 당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와 무지개 모양의 능파교, 그 양쪽에 바라밀문양의 돌기둥, 불이문이 옛 건봉사터에 남아 있다.

 올해 초에는 건봉사에 사명대사 동상이 세워져 눈길을 끌고 있다. 높이가 4.5m인 사명대사 동상은 임진왜란 당시 건봉사에서 의승병을 조직해 활동한 사명대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성군이 1억7,000여만원을 들여 건립했다.

 또 지난해 8월 보물 제1336호인 금강산 건봉사 능파교가 2여년만에 옛 모습을 되찾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유서깊은 건봉사를 둘러본 후 영서지역 등에서 큼 맘먹지 않으면 좀처럼 가기 힘든 고성관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도 '추억 만들기'에 안성마춤일 것이다.

 인근에서 옛돌여행, 통일전망대일출, 거진항 어시장, 청간정 등 관광코스를 만끽할 수 있다.

 거진읍 화포리에 있으며 한국전쟁 이전 1948년부터 김일성과 그 가족들이 하계휴양지로 사용했던 곳인 김일성 별장과 현내면 죽정리에 있는 이승만 초대대통령 별장, 1920년대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되어 현재까지 보존된 이기붕 별장, DMZ과 남방한계선이 만나는 해발 70m고지의 현내면 명파리 통일전망대 등이 좋은 가족 관광 여행지이다.

 발아래 휴전선 철책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 초소는 남북한의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연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고성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며 북녘에 두고 온 산하와 가족을 그리는 실향민과 통일을 염원하는 이들을 위한 성모상, 미륵불상, 전진철탑 등 종교적인 부대시설과 장갑차 탱크 비행기 등 어린이 안보교육용 전시물을 접할 수 있다.<高城·江陵·襄陽=李景雄기자·趙上瑗기자·李奎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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