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운의 왕, 그를 위로하다
주말, 봄기운이 완연한 '동강 마을' 영월에서 550년 역사를 아우르는 단종문화제가 성대하게 마련된다.
27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제41회 단종문화제는 단종 승하 550년을 맞아 국장(國葬), 국립극단 연극 태(胎)공연을 비롯 다채로운 민속경연, 부대·전시행사, 체험행사가 관광객들을 맞는다.
1967년 시작된 단종문화제는 영월이 충절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 단종을 추모하고 주민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는 대표축제로 자리잡았다.
단종은 1441년 태어나 12살에 조선조 제6대 임금에 올랐다가 즉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숙부인 세조(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했다. 이후 성삼문을 비롯한 이른바 사육신이 복위를 꾀하다 죽임을 당하고 단종은 영월 청령포로 유배됐다. 세조 3년인 1457년 10월24일 17세 꽃다운 나이로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 장릉에 모셔졌다.
단종은 승하 241년만인 1698년 숙종때 복권돼 명예를 되찾았지만 조선왕조 500년사에서 가장 슬픈 역사로 남아 후손들이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기리게 됐다.
축제 첫날 동강둔치에서 4개 읍·면대항 민속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장기대회, 씨름대회, 게이트볼대회와 장릉에서 학생백일장, 미술대회, 휘호대회가 치러진다.
또 고구려 기마민족의 정기와 혼을 되살리는 대한청년기마대 마상무예 공연이 이날 동강둔치에서 창 검 활 월도 편곤 등을 사용해 펼쳐진다.
이날 오후8시부터 관풍헌에서는 국장 발인에 앞서 지내는 제사로 견전의(遣奠儀)가 올려진다.
둘째날에는 오전9시부터 단종 국장이 읍내 일원에서 치뤄지고 오전11시부터 장릉에서 단종제향 제례악 육일무 등 고유제와 충신제향 향발무가 이어진다.
육일무는 궁중 제례 의식에 추어지는 춤으로 대상에 따라 구분되는 8일무, 6일무, 4일무가운데 하나이다.
제향이 진행되는 동안 궁도대회, 게이트볼대회, 다례제, 대왕신령굿, 전국한시백일장 등이 각각 읍내 일원에서 열린다. 오후5시부터 동강둔치에서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자리잡은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이어지고 오후7시부터 단종승하 550년을 기리는 유동 550개가 동강에 띄워진다.
마지막날에는 영모전에서 엄흥도, 정사종, 추익한 등 단종에게 신하의 도리를 다 한 3충신 추모제가 베풀어지고 양주별산대놀이와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인 줄광대 김태균씨의 줄타기 공연이 동강둔치에서 마련된다.
또 단종이 복위된 조선숙종때인 1,700년께부터 300여년간 전통민속놀이였던 칡줄다리기가 동강둔치에서 축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에 제작된 칡줄은 길이 32m 무게 5톤 지름 50㎝로 주민들이 동·서편으로 나눠 힘을 겨루고 화합의 의지를 다진다.
축제기간 영월읍 일원에서는 먹거리장터, 사진콘테스트, 각종 전시회, 향토음식 풍물장터 등 부대행사와 다양한 토속 체험행사도 마련돼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체험행사 가운데 북만들기, 소망등만들기, 오카리나 만들고 연주하기, 도자기만들기, 나무곤충만들기 등은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단종제 행사와 함께 어라연, 섭새 등 동강 일대와 별마로천문대, 곤충박물관, 민화박물관, 김삿갓유적지, 고씨굴, 동강사진박물관도 들러볼만한 지역 관광명소이다.
군농업기술센터는 단종제 기간 선착순으로 동강할미꽃 1,000그루를 방문객들에게 전달해 동강 사랑을 일깨울 계획이다. 영월=유학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