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일보 창간 71주년 특집-특별대담]“강원도의 정서·문화 녹아있는 개·폐회식 고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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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이재원 원주댄싱카니발 예술감독 특별대담

10월의 어느 날. 문화예술의 거리인 서울 대학로 입구 홍익대 대학로 캠퍼스 빌딩. 이리저리 주차할 곳을 찾다 그만 약속 시간에 늦어버렸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엘리베이터를 잡아 타고 11층까지 오르니 두꺼운 유리문 하나가 바쁜 발길을 가로막는다. PMC프러덕션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송승환(59)씨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곳이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유리문 안으로 들어서니 멀리 보이는 사무실에 송승환 감독이 보인다. 드라마 속 모습 그대로다. 좀 더 다가서니 빼꼼히 열린 문 안으로 낯익은 뒷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이날 송 감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이재원(46)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예술감독이다. 그런데 흐르는 공기가 좀 오묘하다. 무언가 은밀하게 고민상담(?) 같은 것을 하는 분위기다. '공연기획자'라는 공통의 직업을 가진 두 남자의 만남은 벌써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세계적 성공 '전입미답'의 개척자

개·폐회식 준비 스케줄 따라 착착

행사 1년 전부터 올림픽 올인할 것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성공" 응원

내년 원주댄싱카니발 개최 앞두고

"한 수 배워간다" 든든한 한마디

# '난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죠

이미 아는 사이다. 두 사람은. 대학로 연극판에서 배우와 스태프로 연을 맺은 20년차 선후배 관계란다. 이 감독은 먼저 '송승환' 하면 떠오르는 '난타(Nanta)' 이야기로 질문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송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을 늘 갖고 있습니다. 저도 공연예술을 하는 사람이지만 배우들의 인건비, 지속적인 투자, 프로덕션 운영 등등 사실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송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난타 덕이겠죠. 해외 공연이 본격화되고 전용관까지 만들어지면서 안정된 매출과 수익이 생겼어요. 다른 작품에 투자도 할 수 있게 됐고, 또 우리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일할 수도 있게 됐죠.” 난타는 1997년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0만 관객(2014년 12월31일 기준)을 불러 모은 말 그대로 초대박 문화상품이 됐다.

# 평창올림픽 준비 걱정 마세요

대화는 자연스럽게 평창동계올림픽 이야기로 넘어갔다. 송 감독에게는 거북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그의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인해 개·폐회식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기우와 최근 사퇴한 정구호 연출가 문제 등 내부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그것이었다.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많은 분의 걱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분명히 조직위와 약속한 게 있어요. 행사 1년 전부터는 다른 일들은 접어두고 올림픽에만 올인할 생각입니다. 그 약속은 꼭 지킬 테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웃음).”

연출가 사퇴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올림픽 개·폐회식이라는게 개인의 작품발표회가 아니기 때문에 이견을 좁히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안타까운 생각도 들지만 감독단에 좋은 예술가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준비에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 IOC 의원들도 연출기획 극찬해

송 감독은 그동안 감독들이 공동 창작 작업 형식으로 만든 구성안을 기반으로 우선 사업자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워크숍을 통해 이들과 구체적인 연출안에 대한 회의를 갖는 등 개·폐회식 준비는 스케줄 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 감독은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를 덧붙였다. “지난 4일 평창에서 IOC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폐회식 구성안 1차 보고회를 했는데 IOC 의원들이 저에게 직접 'Congratulation'이라는 말까지 하더라고요. 좀 더 다듬고 수정하는 작업을 12월 말까지 계속할 계획입니다.”

기회를 보던 이 감독이 개·폐회식 콘셉트에 대해 물었다. 송 감독은 예상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일절 얘기하지 못하도록 IOC와 비밀 서약을 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힘드네요. 이해해 주세요(웃음).”

# 글로벌-지역의 어우러짐 한마당

계속되는 대화 속에서 읽히는 송 감독의 개·폐회식 구상은 '글로벌 이슈'의 적용으로 나아가 있었다. “한국문화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축제인 만큼 어떤 글로벌 이슈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강원도 문화를 입히는 일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의 정서나 문화를 어떻게 표현해낼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고 강원도의 재능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지역예술단체들이 올림픽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예산에 대한 고민도 털어 놓았다. “비용을 아끼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올림픽을 만들어야 하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개·폐회식장이 관객이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서 출연 인원을 대폭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이 감독은 “그래도 송 감독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성공적인 준비를 하실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응원했다. 이 감독에게 인터뷰 전 단둘이 나눈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한 수 배웠죠. 내년에 열리는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기대하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의미심장한, 아니 기다렸던 한마디였다.

송승환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PMC프러덕션 회장·예술감독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예술경영지원센터 비상임이사

△세종문화회관 이사회 선임이사

이재원 원주댄싱카니발 예술감독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예술감독

△원주문화재단 축제감독

△원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제29회 전국연극제 사무국장

△연극협회·소극장협회 이사

오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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