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골목상권의 반격 `소상공인협동조합']동네 세탁소 사장 5명 뭉쳐 막강 경쟁력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1) 잔뼈 굵은 소상공인들 의기투합 `창조크린'

◇세탁업 분야 소상공인협동조합 창조크린 작업장 내부 전경. 직원들이 대형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고 있다. 창조크린 전경. 창조크린 홍순명 이사장과 직원들(사진위쪽부터)

사업체 20년 이상 경력…세탁 프랜차이즈 진출 위기감에 설립

배당금 욕심 대신 수익 재투자 지난해 월평균 매출 4,000만원

홍순명 이사장 “발로 뛰며 거래처 확보·직원 간 신뢰 성공요인”

'규모의 영세성'은 자영업자들이 무한경쟁의 마케팅, 영업 전선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대형 프랜차이즈점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틈에서도 소상공인들끼리 협동조합을 구성해 생존, 성장하는 모델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강원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추천받은 도내 소상공인협동조합 우수사례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농촌에 10명 고용 일자리 창출='복사꽃 마을'로 유명한 춘천 대룡산 밑 동내면 사암리. 지난 18일 오전 마을 입구에서 5분 정도 들어가니 992㎡(100여평) 규모의 2층 높이 가건물이 보였다.

'창조크린'이란 현수막이 걸린 건물로 1톤 탑차들이 드나들며 리조트, 호텔, 여관에서 갖고 온 침구류 시트, 직원들의 제복들을 쏟아 내렸다. 곧바로 40~50대 중년 여성 한 팀은 뒤엉킨 세탁물을 쉴 새 없이 정리해 넘겼고, 20~30대 남성들은 120㎏ 용량의 대형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느라 분주했다. 춘천의 동네 세탁소 사장 등 5명이 2014년 설립한 세탁소 협동조합, 창조크린의 평범한 일상이다. 이곳은 전체 직원 10여명 중 8명이 정규직이고, 대부분 사암리 주민이다.

강원지방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 협동조합에 2014년 선정되며 시작한 조합인데,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성공적인 운영 모델”이라고 밝혔다.

■배당금 욕심 버리고 수익 재투자로 성장=창조크린의 조합원은 동네 세탁소 대표 4명, 세탁용품 유통업체 대표 1명이다. 사업체 업력은 대부분 20년 이상. 이들은 세탁소 분야로 프랜차이즈점이 진출하고, 33㎡(10여평) 규모의 사업체에서는 물량이 소화가 안 되자 협동조합 설립에 관심을 가졌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사업에 선정돼 1톤 탑차, 대형 세탁기 등 7,500만원 상당의 기계장비를 지원받았고, 지원금의 10배 되는 규모로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냈다. 2014년에는 매출액이 전무했지만, 자신들의 사업체로 오는 숙박업체 물량을 조합으로 넘기고 영업을 뛰어다니며 매출이 점점 늘어, 지난해 월평균 4,000만원 정도로 자리 잡았다. 아직 배당금을 받아본 조합원은 없다.

홍순명 창조크린 이사장은 “초창기 조합의 규모를 키우고,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데 투자하자고 뜻을 모았고 올해부터 배당금을 나눌 계획”이라며 “서로 욕심을 버리고 공동의 이익을 키우는 길이 무엇인가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새벽부터 뛰는 이사장의 리더십=창조크린 건물의 이사장실은 마치 다락방 같다. 짐만 쌓여 있는 공간이 이사장의 하루 동선은 세탁물이 돌아가는 현장 아니면, 물량을 따기 위해 숙박업체를 찾아다니는 영업 현장임을 말해줬다. 홍순명 이사장은 창조크린의 실질적인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춘천, 인제, 경기 가평, 청평 등의 숙박업체를 1년 이상 쫓아다니며 거래처를 하나둘 확보했고 조합원들도 함께 노력해 현재 거래처는 23개로 늘었다. 홍 이사장은 세탁소가 있는 퇴계주공 4단지에서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오전 6시부터 영업을 했는데, 창조크린을 시작하면서 새벽 4시30분부터 일어나 공장에 나온다. 이사장은 앞장서서 발로 뛰고, 조합원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

홍순명 이사장은 “대형 리조트, 호텔 등을 다니며 영업을 할때 중소기업청 사업에 선정됐고, 모든 조합원 사업체 업력이 20년 차란 점이 거래처에 신뢰감을 주는 요인이 됐다”고 '영업 비밀'을 귀띔했다.

신하림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

    지선 1년 앞으로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