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금강산행 열차 기적소리 울리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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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르포-경계를 넘어, DMZ 사람들](4)최북단 고성 제진역을 가다

2006년 3월 동해선 복원사업으로 준공된 동해북부선 최북단 기차역인 제진역의 모습. 단 한차례 시범운행뒤 기적소리가 끊겼다. 역 표지판이 낡은 빛바랜 모습으로 남아 다시 열차 운행이 재개되길 기다리고 있다. 고성=박승선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동아시아철도경제공동체 구상을 밝히면서 동해북부선 운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07년 5월 북한에서 온 동해북부선 시범운행 열차를 맞이했던 민통선 내 제진역은 10년간 세간의 기억 속에 잊혔다 올 4월 판문점 회담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 9일 고성군 현내면 제진역을 다녀왔다.

모든 것이 낡고 빛이 바래 있었다. 승강장 내 열차 행선지를 알리는 북측 역명 '감호'와 '금강산 방면' 표지판은 글씨가 갈라지고 색이 허옇게 변색돼 있다.

역사 내부 대합실은 꽤 넓었지만 미완(未完)이었다. 대합실 벽면의 열차시간표와 운임표는 내용 없이 비었고, 매표 창구는 내려진 셔터 위로 먼지가 수북했다. 지난 10년 세월의 무게는 그만큼 두꺼웠다. 출·입경 심사구역의 금속탐지기와 X-RAY기 등도 모두 사용 흔적이 없었다.

제진역은 연면적 6,700여㎡(2층) 규모의 역사와 열차 정비동, 승강장, 철도 관리동 등 여느 역 못지않은 규모로 지어졌다.

2006년 거진항을 통해 새마을호까지 들여오면서 금방이라도 남과 북을 정기적으로 운행할 듯했다.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은 이듬해 북한 열차가 다녀간 뒤에도 제진역과 남방한계선 사이를 몇 차례 오갔다. 하지만 남북 경색에 2008년 6월 새마을호가 철수, 제진역은 쓸쓸히 홀로 남겨졌다. 안내를 맡은 통일부 관계자는 “정상 운영 결정이 내려지면 국방부와 법무부, 관세청 등 정부 여러 부처 실무진이 곧장 투입될 수 있다”고 했다.

제진역은 2002년 착공 때부터 통일 대비에 발맞춰 유라시아 대륙과 연계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국토교통부는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2030년 동해북부선 철도를 이용한 남북한의 물동량 수요가 연간 1,145만톤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성=정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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