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A·C 풍부…현대인 위한 신품종 속속 출시
속 따뜻하게 하는 성질 환자·허약체질에도 좋아
캐나다·일본·홍콩 세계시장 'K-푸르트' 유행 선도
경북 청도의 여름은 복숭아가 익어 가며 농가를 살찌우는 계절이다. 이맘때면 복숭아 농가는 새벽 3, 4시부터 분주히 손을 놀리며 애지중지 키워 온 탐스러운 복숭아를 한철 내내 수확해 낸다. 청도복숭아는 수십 년간 전국 유통시장을 주름잡으며 청도에서 없어선 안 될 효자품목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런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청도군은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로 복숭아 품종을 개선하고, 여름철 최고 과일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브랜드화 및 명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청도 복숭아의 재배 역사=경북 청도지역의 복숭아 재배 역사는 약 200년 전 청도군 화양읍 신봉리 홍도(紅桃)마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도군에 따르면 청도복숭아 시조마을인 홍도마을은 옛날부터 복숭아나무가 많아 홍도촌이라 했고, 복숭아가 성하면 마을이 넉넉해진다는 속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화양읍에서 가장 고지대인 이곳 경사지를 이용해 1940년대부터 홍도골 자생 복숭아를 개량한 품종을 재배, 부를 일궜다고 한다. 마을 입구 '청도복숭아 유래비'에서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다.
비탈과 야산 등 물 빠짐이 좋은 산지를 개간해 생산된 산복숭아는 과일이 단단하고 당도가 좋아 '부자 과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다. 백도, 황도 계열인 청도복숭아는 품종 개량과 친환경 농법까지 보급되며 인기를 이어 갈 전망이다.
■과일의 크기, 향기, 당도, 과즙 등 일품=복숭아는 과일의 크기와 독특한 향기, 높은 당도, 풍부한 과즙으로 평가받는다. 털복숭아(유모계) 계열인 청도복숭아는 과육 크기가 남다르고 품종마다 독특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 백도, 황도 품종은 평균 당도가 11~13브릭스(Bx)를 기록할 정도로 아주 높다. 백도 품종은 한입 베어 물면 입 안에 과즙이 그대로 배어나는 것이 일품이다.
청도복숭아연구소에 따르면 수박 참외가 '시원한 과일'이라면 복숭아는 환자나 허약체질에도 좋은 '따뜻한 과일'이다.
복숭아의 주요 성분 가운데 폴리페놀은 항암효과가 있으며, 포도당, 과당, 유기산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으로 식욕 증진과 피로 회복에 좋다. 비타민A, C와 펙틴질이 풍부해 변비와 이뇨작용 등 여러 효능도 알려져 있다.
■이론과 실기 겸비 공부하는 농부들=청도지역 복숭아 농가들의 우수 품종 생산 비결은 끊임없이 배우려는 열의 때문이다.
지역 농가들은 작목반과 공선회 조직을 통해 대면 모임을 갖고, 최근엔 SNS(소셜네트위킹서비스)로 재배 정보를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 청도군 복숭아 아카데미, 청도복숭아연구회, 청도복숭아명품화연구회 등 학습단체는 기술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복숭아 관련 품평회나 세미나가 있으면 지역이 어디든 발품을 마다하지 않는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 권정애 소장은 “정보 교류와 학구열에 불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농가가 많은 곳이 청도지역”이라며 반기고 있다. 청도농민사관학교 내 10개월 과정의 복숭아 아카데미는 올해 16회차(정원 40명)를 맞았고, 이론과 현장 실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어 입학시즌마다 치열한 입소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핫(Hot)한 신품종 속속 출시=청도군은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에 맞춘 복숭아 품종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외 생과 수출을 위해 착색이 좋고 저장성과 고유의 향이 풍부한 새 전략품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청도군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아삭아삭한 식감의 품종과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백도·황도 계열의 품종 개선에서 앞서가고 있다. 아울러 지역 농협 및 기관과 협의해 천중도백도, 오도로끼, 신백도, 미백, 창방 등 청도복숭아 브랜드화를 위한 우수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복숭아 수급 미래 전망도 밝아=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6대 과일 생산액(단가×생산량, 2018년 기준) 추이 전망에서도 복숭아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위 사과(23.1%, 9,682억원), 2위 감귤(23%, 9,609억원)에 이어 복숭아(17.4%, 7,282억원)가 3위에 올랐다.
청도군 관계자도 “2008년 FTA에 따른 복숭아 폐원 정책 이후 다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당 단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매일신문=노진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