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는 불어로 '다시 태어나 번성한다'는 뜻이다. 전통이 우리의 삶속에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 숨 쉬게 된다는 것이다.
강릉수보와 강릉색실누비 등 추상 문양으로 유명한 강릉자수는 강릉지역에서 100년 전에 이미 전승의 맥이 사라졌다. 우리의 문화적인 관습이나 일상의 모습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고인이 되신 허동화씨의 강릉수보 컬렉션 덕분에 강릉자수는 세상 밖으로 나왔으며 국내외 많은 전시를 통해 강릉자수의 독창성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국내의 많은 섬유공예전문가는 강릉자수의 유물원형을 바탕으로 재현이나 창작활동을 통한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전국적으로 시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릉자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강릉에 강릉자수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주 오래전이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은 2011년 1월이었다. 그렇게 강릉 오죽헌 옆 강릉창작예술인촌 2층에 동양자수박물관을 설립한 지 10년이 됐다. 지난 10년간 강릉지역 작가나 시민, 학생들에게 소장 유물의 실견과 다양한 체험교육을 통해 강릉자수의 우수성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강릉자수가 시민들의 삶 속에 다시 부활하기를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꿈꿨다. 이에 강릉자수를 사랑하고 발전시키자는 자발적인 시민모임인 강릉자수 서포터스가 드디어 탄생했다. 감격스럽고 경사스러운 일이다.
올 6월28일 강릉 동양자수박물관에서 첫 모임을 가졌고 강릉수보에 나타난 새 자수 문양과 전통문양을 섞어 도안을 만들고 수를 놓아 작품을 완성했다. 강릉자수 서포터스에는 지금까지 3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100명의 서포터스 회원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강릉자수 서포터스를 시작으로 강릉의 지역사회에서 전승의 맥이 끊어진 강릉자수의 재생을 통해 강릉자수의 현대적 가치를 생활화하고 세계화할 수 있는 감격적인 르네상스 시대를 맞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친목모임과 더불어 회원들의 박물관 소장 유물견학과 자수 관련 체험교육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의 서포터스(일명:후원회)는 홍보와 이벤트, 유물 구입과 기증,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박물관의 활성화를 돕는 중요한 외곽조직인 것이다.
프랑스 루브르와 같은 세계적인 유명박물관들의 경우 다양한 성격의 열정적이고 전문화된 서포터스 모임들을 갖고 있으며 박물관의 활성화와 대중화, 생활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재정적인 자립도도 낮은 동양자수박물관과 같은 개인사립박물관의 경우 서포터스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은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서포터스의 역할과 활동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앞으로 동양자수박물관은 강릉자수 서포터스의 열정적인 활동을 밑거름 삼아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함께 호흡하며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는 세계 속의 자수박물관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