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한·중 관광을 열다]파키스탄 청년이 깜짝 놀란 중국 흑토 사랑·녹색농업 물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학생 아바스의 ‘흑토' 관찰노트

2019년 길림농업대 입학 아르즐란 아바스

‘흑토' 보호 바탕으로 해충발생규칙 연구

잉신촌 등 시험포장 2곳서 관찰노트 탄생

지린성 농민들 친토양적인 농업에 감탄

정부의 ‘흑토' 관리 다양한 정책도 주목

세계 3대 흑토지대 농산물 각국서 인기

띵동! 띵동! 12월15일 베이징시간 새벽 5시.

파키스탄 유학생 아르즐란 아바스(Arzlan Abbass)의 휴대폰 화면이 켜진다. “잉신촌의 옥수수, ‘국제미식대상'에 수상!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인기 짱입니다! 올해 수출액 인민폐 1억위안 돌파 예상….”

순간 농민, 중외과학연구인원, 정부사업일군과 언론기자 등 334명의 인사로 구성된 ‘중국·지린 보호성 경작물의 질병, 해충, 잡초 모니터링 및 퇴치 기술 제휴' 단체방이 들끓기 시작한다.

중국에서 3년 가까이 식물보호학을 전공한 아바스에게 있어 이는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아바스가 2020년 12월5일 기록한 관찰노트 4권에 그 답이 적혀 있었다.

“중국인은 흑토를 국보처럼 아낀다.”

아바스는 2019년에 천르자오(陳日_) 교수님의 석사연구생으로 길림농업대학에 입학했다. 연구 방향은 흑토 보호를 바탕으로 해충발생규칙에 대한 모니터링과 퇴치다. 처음으로 천 교수님을 따라 밭에 내려가 현장조사를 하게 된 아바스는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흑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흑토라고요? 지구에서 가장 진귀하다는 토양자원?” 아바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 이게 바로 200~400년에 1㎝씩 자라는 흑토입니다. 세계 3대 흑토지대로 중국의 동북지역, 우크라이나 평원, 미국의 미시시피강 유역 세 곳이 유명하죠. 지금 아바스 발밑에 이 땅이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든 옥수수 재배지대입니다.”

아바스는 중국 지린성 리수현 취안얜꺼우촌과 꿍주링시 잉신촌 두 지역에 각각 시험포장을 갖게 됐고, 그의 흑토 관찰노트는 바로 여기서부터 탄생된다. 아바스는 이런 글을 적었다.

“중국 농민들이 농사짓는 방식은 매우 특별하다. 겨울이 되면 토양의 온도를 유지하고 풍식과 수식작용을 막기 위해 옥수숫대를 ‘이불' 삼아 땅을 덮어주고, 봄이 되면 땅을 파지 않은 채 무경운 파종기로 옥수숫대 밑에 씨를 뿌린다. 여름이면 옥수숫대가 썩으면서 거름이 된다. 이렇듯 화학비료를 대량 사용하지 않고 돈도 절약하고 토지도 보호한다.”

2020년 7월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리수현의 국가 100만무 녹색식품 원료(옥수수) 표준화 생산기지 핵심 시범구로 시찰을 내려와 농업 과학기술의 연구개발과 활용 및 흑토 보호 현황을 살펴보고 ‘토양 중의 팬더곰'이라 할 수 있는 흑토를 잘 보호하고 잘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 뒤로 지린성에 흑토 경작지 보호 운동이 기세 드높이 진행됐고, 동북지역으로 신속하게 확산됐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이 시찰한 밭이 자신이 맡은 시험포장이라는 소식을 접한 아바스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흥분을 금치 못했다. 다음 날부터 아바스는 더 꼼꼼하게 필기했다. 특히 흑토 보호에 관한 각종 정책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린성 정부는 성 당위서기와 성장을 주장으로 흑토보호지도소조를 구성했다. 전 중국의 인재, 자금, 프로젝트가 흑토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우리 과제팀도 기상학과 토양학 전문가들을 새로 영입했다.”

“중국과학원의 과학자들까지 가입하면서 지린성 ‘흑토곡물창고'의 과학기술 열풍을 일으켰다.”

“지린성 정부는 곡물 파종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2,800만무의 흑토에 대해 보호성 경작조치를 취했다. 우리도 연구 속도를 다그쳐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아바스는 중국에서 보고 들은 것을 파키스탄의 지도교수와 항상 공유하기도 했다. 지도교수는 “귀한 흑토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그 흑토를 국보처럼 보호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국 농민들은 녹색농업을 숭상한다. 이들이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을 보호'하는 발전방향이다. 이러한 문화에 감복한다.”

아바스가 진행하는 연구는 생물학적 수단을 이용해 병충해를 줄이고 화학적 살충제가 토지와 환경에 주는 파괴를 막거나 저감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인들이 따르는 ‘자연을 존중하고, 순응하며, 보호하는 큰 이치'와 맞먹는다. 따라서 중국의 농업연구 분야에서 인기 높은 과제다.

아바스는 깊은 저력을 과시하는 이 구절이 너무 좋아 노트 첫 페이지마다 이 글귀를 적어 놨다. 그는 이것을 중국의 문화로 여겼다.

아바스는 천 교수를 따라 실험실에서 벌레를 키우면서 벌레의 생활습성을 기록했다. 또 바깥의 벌레를 관찰하기 위해 길림농업대학의 교육용 시험포장에 병충해를 쉽게 일으키는 농작물을 일부러 심기도 했다. 벌레를 키우는 것 외에도 전문가들과 함께 스마트한 포충도구와 토양모니터링도구를 연구개발하는 것 또한 아바스가 수행할 다른 미션이다. 겨울에는 토양모니터링도구를 땅 밑에 파묻어 토양 온도를 관측하고 병충해의 발생을 예측하며 여름에는 농업생산에 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하기 위해 본인이 발명한 포충기를 사용해 병충해의 심각정도를 추산한다.

생물학적 수단으로 병충해를 줄이는 것은 주요 농업지역인 지린성에서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국 땅에서 건너온 아바스에게는 중요한 배움의 기회다. 그는 노트에 농민들이 루비기생좀벌로 조명충나방을 퇴치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2020년 가을에 시험포장에 심은 무, 배추, 옥수수가 풍작을 거뒀다. 관찰노트에 적은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설렘이 가득찬 심정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는 장치 연구개발에 성공했다! 화학농약을 치지 않은 무, 맛이 일품이었다. 내가 먹어본 제일 맛있는 무였다! 이제 특허를 신청할 것이다.” 온통 백설에 뒤덮인 흑토는 휴양상태에 들어간다. 천 교수팀은 하루도 빠짐없이 지표, 지표 20㎝ 이하와 100㎝ 이하의 지온을 모니터링하면서 정부와 농민들에게 시시각각 통보하고 있다. 아바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3개 장치의 특허가 출원됐다. 중국 특허청에서 발급한 특허증서가 천 교수의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

그 시각, 아바스는 이미 파키스탄으로 돌아갔지만 그의 흑토 관찰노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순간순간 위챗 단체방을 통해 중국의 흑토를 주목하고 기록하고 있다. 지린성 쳰궈현의 200여㏊ 땅에서 수확한 양질의 냉동 붉은 고추가 한국으로 수출됐다. 잉신촌의 옥수수가 버터 옥수수, 치즈 옥수수 등 먹거리로 변신해 한국 서울특별시 명동거리에 나타났다. 한 개에 3,500원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맛도 좋고 보기도 좋은 중국산 사과는 태국에서 인민폐 8위안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아바스는 휴대폰 화면을 통해 중국의 흑토에서 일어나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 듣고 있다. 아바스의 관찰노트도 한 페이지씩 늘어나고 있다.

길림일보사=왕량·판루이·쑨추이추이·장춘영기자

※ 이 기사는 강원일보와 기사제휴를 한 중국 지린성 최대 언론인 길림일보의 기사 원문을 번역한 것으로 대부분의 중국식 표현을 그대로 표기했습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