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보수진영 출신 인사인 이혜훈 전 의원이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해 제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출마한 바 있다.
그만큼 민생·경제의 영역에서는 이념을 가리지 않고 널리 중용해 쓰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성식 전 의원을 임명했다. 김 신임 부의장 역시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국민의당을 두루 거친 중도적 인사로 꼽힌다. 이 수석은 "대통령의 인사 철학의 양대 축은 통합과 실용"이라며 "이 같은 국정 원칙을 이번에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와 김 부의장은) 경제, 예산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전문가들로 꼽힌다. 실무 능력도 갖추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보수 진영에서 활동한 이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동의했는지 묻는 말에 이 수석은 "원칙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대통령과 소통이나 협의 없이 지명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으로는 핵융합 스타트업 인애이블퓨전의 이경수 의장이 임명됐다.
이 수석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연구에 40년 가까이 매진해 온 선구자로 국가핵융합연구소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역임하며 과학기술 정책 혁신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2차관으로는 동해 출신 홍지선 남양주시 부시장이 낙점됐다. 그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철도항만물류국장·건설국장 등을 지냈다.
이 수석은 현 강희업 국토부 2차관을 약 5개월 만에 조기 교체하는 이유에 대해 "현장에 누적된 문제들이 꽤 있다. 정책의 실행력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김종구 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내부 승진했다. 30년 가까이 농식품부에서 일한 그는 농업혁신정책실장·농촌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6선 중진'인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1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았으며 최근엔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책특보에는 이 대통령의 40년 지기 '정책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이 임명됐다.
이 이사장은 이 대통령과 20년 가까이 경기·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함께 했으며 새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5년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수석은 두 사람의 역할에 대해 "직제상 특별보좌관은 무보수 명예직"이라며 "현재 정책실장이나 정무수석과는 무관하게,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 전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면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전 의원에 대한 제명 조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협위원장이라면 장관직 제의를 받으면 당에 일단 통보를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데 발표 때까지 아무런 상의가 없었던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전직 중진의원이자 현직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이 탈당계조차 내지 않고 이재명 정부에 합류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를 넘어선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이 지명자에 대한 즉각 제명을 중앙당에 강력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