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뒤인 18일부터는 일상회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정부가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인 '사적모임 10명·영업제한 밤 12시' 조치를 오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시행하고 18일부터 다시 일상회복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일 "새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2주 동안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확연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위중증 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핵심 수칙을 제외한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조치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다음번에는 과감히 개편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우리나라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때 하루 60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했던 오미크론 변이 유행은 정점을 지나 지난달 하순께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3일 추세를 봤을 때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해볼 수는 있지만,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 하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지나친 낙관은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개인적으로 확진자 발생 측면에서는 일상회복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거리두기 정책이 이미 완화됐기 때문에 사적모임이나 영업시간 제한을 다 없애도 확진자 발생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23만4천301명 늘어 누적 1천387만4천21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날(26만4천171명)보다 2만9천870명 감소한 수치로 지난 1일(28만273명)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는 사흘째 20만명대다.
BA.2 변이(스텔스 오미크론)가 우세종이 되는 등 변수도 있지만, 방역당국은 이번 거리두기 조정에도 확진자 수 증가 폭은 10∼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엔데믹은 의료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정도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주부터 확진자들도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증상이나 그외 질환에 대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입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은 음압병실이 아닌 일반병실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도 의료체계는 코로나19 환자들을 감당하고 있지만, 일상적 체계는 아니다"라며 "일상 의료체계 전환은 코로나19 이전으로 가는 게 아니다. 감염병 환자를 일상적인 체계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상적인 의료체계에서 코로나19를 감당할 수 있다면 거리두기 같은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일상적 상황에서 병을 감당하는 것이 엔데믹"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확진자의 대면진료를 확대하고,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 등으로 하향하면서 발생하는 혼란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감염병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의료시설에서 동선을 분리하거나 별도의 병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아울러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추진하더라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일상회복을 전제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위중증·사망자 수도 2주 정도 후에는 내려가겠지만, 유행의 경향이 감소하는 것일 뿐 여전히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환자·사망자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방역당국의 기본 입장인 것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일상회복으로 다 돌아갈 것처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