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파도 넘침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

유희동 기상청장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국가 간 여행 제한으로, 전 세계 관광시장은 1990년대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관광시장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강원도관광재단이 제공한 ‘강원도 관광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7월 동해시 관광객은 전년 대비 26.8% 증가하였고, 강릉시와 속초시 관광객도 각각 전년 대비 5.2%, 21.1% 증가하는 등 강원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는 워라밸(Work-life-balance)을 중요시하는 시대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일과 삶의 균형 추구로 여가 활동이 늘어나면서 서핑, 낚시 등 해양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바닷가로 향하면서 해양에서의 안전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다.

해양 사고는 해상에서 일어나는 선박사고와 연안에서 일어나는 비선박사고로 나눌 수 있다. 선박사고는 말 그대로 배 안팎에서 일어나는 사고이며, 비선박사고는 연안에서 일어나는 사고로 갯바위, 방파제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말한다.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전국적으로 비선박사고가 2,530건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매년 약 1,600~1,700건이 발생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최근 3년 동안 650여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사망 또는 실종자는 96명에 달했다. 해마다 높은 파도와 안전 부주의 등으로 인해 많은 해안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높은 너울성 파도로 인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동해는 서해보다 수심이 깊고 섬 등의 장애물이 적어, 너울성 파도가 서해의 3배 이상 발생한다. 너울은 해안에 도달하면서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7m 파도의 경우 방파제에 미치는 충격량은 1평방미터당 30톤에 달한다. 이는 승용차가 시속 50km로 콘크리트 벽에 충돌하는 것과 같은 충격량이다. 2020년 강원도 고성군 해변에서 일가족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지역별로 파도 넘침에 대한 상세한 정보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모든 해상활동에서 기상정보는 필수적이다. 기상청은 해양기상에 특화된 ‘해양기상정보 포털’을 통해 해상특보는 물론이고 해양 관측자료, 해구별 예측자료, 해양기상 일기도 등 다양한 실시간 및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항만, 항로, 레저, 어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상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 중이며, 대화퇴어장, 동중국해 등 먼바다로 장기간 조업을 떠나는 선박에 위성수신기를 통해 실시간 기상자료를 받을 수 있는 해양위성방송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파도 넘침에 특화된 ‘강원동해안 파도 넘침 정보 서비스’를 11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강원도 동해안의 21개 지점(해안도로, 갯바위, 방파제 등)을 위험지역으로 선정하여, 관심-주의-위험-매우 위험 4단계의 위험 정보를 강원지방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파도 넘침 정보로 동해안 안전사고가 줄어들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기상청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해안가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보들을 제공하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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